[인천/경기]우리동네가 최고/인천 중구 용동

  • 입력 2004년 10월 4일 20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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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는 국내 최초의 극장이었던 ‘협률사’와 인천 유일의 기생 사관학교인 ‘권번(券番)’이 있는 등 문화의 보금자리이자 상업의 중심지였지요. 이런 옛 명성을 찾기 위해 용동 상인들이 요즘 안간힘을 쏟고 있어요.”

15일 인천 중구 용의 ‘큰 우물’ 앞에서 동네의 안녕과 단결을 기원하는 대동굿인 ‘용동 큰 우물제’가 펼쳐진다. 용동 우물은 120년이나 된 인천 최고령 우물로서 인천시 민속자료로 지정돼 있다.

이날 우물 주변에선 용(龍) 형상의 조형물과 소나무 벽화 제막식도 함께 열린다.

주민들은 이날 대동굿과 함께 흥겨운 한마당 잔치를 열 예정이다. 대동굿 전수자인 무녀 홍성자씨(55)가 날이 바짝 선 13개 작두에서 춤판을 벌이고, 사물놀이패 국악인 등이 온 종일 동네를 돌며 공연을 펼친다. 우물 주변에 음식을 장만해놓고 노인과 길손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등 동네 전체가 흥겨운 축제 마당이 되는 것이다.

용동은 옛 부터 가정집 보다 상점이 밀집돼 있던 유서깊은 동네다.

일제시대부터 1960년대까지는 협률사(현 애관극장) 뒤편을 중심으로 주로 술집이 몰려 있었다.

이후 ‘인현통닭’, 설농탕으로 유명한 ‘방호정’, 부대찌개집인 ‘금촌집’ 등 30년 전통을 자랑하는 음식점을 비롯한 170여개 점포가 들어섰다.

주가(酒家)의 명맥은 한때 70개에 달했던 호프집이 잇고 있다. 군함이 인천항에 입항하는 날에는 해군들이 값싸고 푸짐한 안주를 제공하는 용동 호프집을 많이 찾는다.

중구는 이 곳에 ‘해물거리’ ‘전골거리’ ‘칼국수거리’ 등 특색음식거리를 조성해 상권을 활성화하려고 하고 있다.

초대 용동상가번영회장을 지낸 윤태방씨(60)는 “하늘로 날아 오르는 용 형상의 조형물이 들어서는 것을 계기로 동네가 더욱 번성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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