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된 건설업자 “安시장에 금품제공 의사 밝혔다”

  • 입력 2004년 9월 23일 18시 22분


참고인 자격 출두안상수 인천시장의 여동생이 23일 ‘2억원 굴비상자 수뢰사건’과 관련해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인천지방경찰청에 출두하고 있다. 인천=연합
참고인 자격 출두
안상수 인천시장의 여동생이 23일 ‘2억원 굴비상자 수뢰사건’과 관련해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인천지방경찰청에 출두하고 있다. 인천=연합
경찰이 안상수(安相洙) 인천시장에게 현금 2억원이 전달된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안시장이 그동안 언론에 말해 온 것과 다른 사실이 속속 드러나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안 시장은 23일 오전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뇌물공여 혐의로 22일 구속된 B건설 대표 이모씨(54)를 7월에 집 주변 카페에서 두 차례 만났다고 시인했다.

안 시장은 “이씨에게 인천에서 건설업을 열심히 해 인천 건설업체에 하청을 많이 주고 직원도 많이 채용해 달라고 당부했을 뿐 돈과 관련된 이야기는 나눈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이씨를 알지도 못하며 만난 적도 없다”고 말했던 것과 관련해 안 시장은 “그동안 단독으로 만난 기업인이 100명이 넘는다. 이씨와 2억원의 연계성을 모른다는 취지로 얘기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이날 오후 “구속된 이씨가 ‘건설회사인 H사를 인수하고 3월에 본사를 인천으로 옮긴 뒤 4월 한 알선자를 통해 안 시장과 만나는 등 모두 3차례에 걸쳐 안 시장을 만났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특히 이씨는 7월 안 시장을 세 번째 만났을 때 조만간 금품을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진술했다”며 “안 시장이 굴비상자를 보낸 사람이 이씨라는 것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안 시장의 여동생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5시간가량 조사한 뒤 일단 귀가시켰다. 안 시장의 여동생은 굴비상자를 8월 24일에 전달했다는 이씨의 진술과 달리 “8월 28일 오후 30대로 보이는 남자가 굴비상자 2개를 현관에 놓고 갔다”는 기존 진술을 되풀이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안 시장의 여동생이 돈 전달 시점에 대해 거짓말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30일경 재소환한 뒤 형사처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여동생 소환 조사 직후 안 시장을 소환하고, 필요할 경우 이씨와 대질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천=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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