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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9월 22일 21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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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보감’의 효행 편에 나오는 효자 도시복(都始福·1817∼1891)에 관한 이야기다. 도씨는 조선 철종 때 경북 예천군 상리면 용두리 야목마을에 살았던 실존인물.
그의 지극한 효성에 대한 기록은 명심보감 뿐 아니라 조선시대에 나온 여러 문헌에서 찾을 수 있다. 한겨울에 어머니가 “수박이 먹고 싶다”고 하자 그는 안간힘을 다해 안동 풍산의 한 과수원에서 수박을 찾아냈다는 기록도 있다.
도씨가 숨진 뒤 110여년 만에 그의 효(孝)를 되살리려는 노력이 한창이다.
예천군은 그의 생가를 올해 연말까지 복원하고 주변을 단장해 ‘효 공원’으로 꾸밀 계획이다.
재래식 초가였던 생가는 1882년 암행어사 이도재(李道宰)가 도씨의 효성을 확인하고 표창한 뒤 ‘ㅁ’자 형태로 증축됐으나 이후 마을 주민이 들어와 살면서 슬레이트 집으로 바뀌었다.
예천군은 이 집을 허물고 도씨가 살았던 당시의 안채와 사랑채가 있었던 초가 형태로 복원공사를 하고 있다. 생가가 복원되면 주변에 도씨의 조각상과 팔각정 등을 설치해 효 공원을 조성할 방침이다.
도씨의 효성은 당시 널리 알려졌지만 1979년에야 생가 터 옆에 정려비가 세워졌을 뿐 그동안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했다.
김수남(金秀男) 예천군수는 “갈수록 고령화 사회가 되고 있어 효의 가치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효의 표상인 도씨의 지극한 효성이 효 공원 조성과 함께 전국에 널리 퍼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야목마을(57가구 150여명) 주민들의 기대도 크다. 엄재호(嚴再鎬·53) 이장은 “‘효도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지만 예나 지금이나 부모 없는 자식이 어디 있느냐”며 “마침 추석도 다가오는데 효자인 도씨가 살았던 곳이 활기를 찾고 있어 흐뭇하다”고 밝혔다.
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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