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강산업大 인형극 동아리 병원로비에서 ‘사랑의 공연’

  • 입력 2004년 9월 22일 18시 58분


22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내 어린이병원에서 열린 청강문화산업대 유아교육과 학생들의 인형극이 끝난 뒤 어린이들이 인형을 직접 만져보고 있다.-사진제공 청강문화산업대
22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내 어린이병원에서 열린 청강문화산업대 유아교육과 학생들의 인형극이 끝난 뒤 어린이들이 인형을 직접 만져보고 있다.-사진제공 청강문화산업대
난쟁이들이 말했다.

“사랑의 빵나무는 춤을 추며 노래를 불러줘야 잘 자라.”

거인이 머뭇거리며 말했다.

“난 춤을 출 줄 모르는데…. 너희들이 가르쳐줄래.”

난쟁이한테서 빵나무를 빼앗아 갔으나 빵이 썩고 나무가 제대로 자라지 않아 다시 난쟁이들을 찾은 거인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사과하자 여기저기서 아이들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22일 낮 12시반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내 어린이병원의 2층 로비. 늘 소란을 피워 꾸중을 듣던 이곳에서 환자복을 입은 아이들 100여명이 이날만큼은 맘껏 웃고 떠들었다.

경기 이천시에 있는 청강문화산업대 유아교육과의 인형극 동아리 ‘파란나라’가 어린이 환자를 위해 마련한 인형극 ‘사랑의 빵나무’ 덕분이었다.

이 인형극은 파란나라의 창작극으로 대본은 물론 무대와 인형 모두 학생들이 손수 만들었다. 아이들은 인형극이 끝나자 신기한 듯 무대 앞으로 몰려와 인형을 만져보고 기념촬영을 했다.

파란나라는 8년 전부터 학내 대동제 때마다 인형극을 선보였다. 그러나 병원에서 인형극 공연을 한 것은 처음.

파란나라의 회장 박소라씨(21·여)는 “이명순 지도교수께서 학교 안에서 벗어나 유쾌함이 필요한 곳을 찾아다니며 인형극 공연을 하면 좋겠다고 해 추석을 앞두고 어린이병원을 찾게 됐다”며 “아이들이 너무 좋아해 3주 동안 맹연습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씨는 “휠체어를 탄 아이들이 너무 많아 가슴이 아팠다”며 “앞으로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공연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천=이재명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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