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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9월 6일 1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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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시험비행 도중 경기 고양시에 추락했던 국산 소형항공기 ‘보라(Bora)’호의 사고 원인이 조종 미숙이 아니라 기술적 결함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시 조종을 맡았다가 사망한 고 은희봉, 황명신 한국항공대 교수의 동료 교수 20여명은 이 같은 주장을 담은 자료를 6일 본보에 보내왔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하는 부분은 꼬리날개와 주날개가 연결된 ‘테일 붐’(그림).
최일규 교수(한국항공운항학회장)는 “보라호의 테일 붐은 구조적으로 취약한 형상”이라며 “수평꼬리날개에 진동이 생기면 테일 붐에 더 많은 힘이 가해지게 된다”고 밝혔다.
은 교수와 황 교수의 비행보고서에 따르면 실제 4차례 시험비행 동안 수평꼬리날개에서 수차례 진동이 발견됐다.
다른 전문가는 “보라호의 설계와 제작을 담당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이 진동을 잡기 위해 ‘댐퍼’라는 완충장치를 꼬리날개에 설치하는 데 그쳤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테일 붐의 재료인 복합재료도 문제”라며 “이 복합재료는 강한 진동처럼 집중된 힘에 부러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항공우주연구원의 관계자는 “현장 조사 결과를 기다려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라호의 잔해는 정밀분석을 위해 건설교통부 항공사고조사위원회 연구실로 옮겨진 상태다.
조사위 관계자는 “블랙박스가 없어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는 데 1년 정도 걸릴 것”이라며 “설계와 제작 과정을 검토하기 위해 항공우주연구원에 대한 조사를 7일부터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기자 cosmos@donga.com
김훈기 동아사이언스기자 wolf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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