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동기 방어시설서 投石戰 돌멩이 발굴

  • 입력 2004년 9월 3일 18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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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기시대의 방어시설인 환호(環壕) 내부에서 투석전에 사용된 할석(돌멩이)과 토기를 굽는 가마인 실요(室窯·지붕 있는 가마) 2기가 완전한 형태로 발굴돼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강원문화재연구소는 강릉시 사천면 방동리 강릉과학산업단지 내에서 환호 2기와 그 내부에서 투석전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소형 화강암 할석을 다량으로 발굴했다고 3일 밝혔다.

환호는 강원도 내에서 처음으로 발굴됐고 환호에서 할석이 다량 발굴되기는 국내 최초다.

동∼서로 등고선을 따라 조성된 환호는 길이 49m, 너비 2.2m, 깊이 95cm로 내부에서 점토대(粘土帶) 토기 조각과 할석들이, 안쪽 벽면에는 목책시설과 망루로 추정되는 기둥 구멍들이 각각 발견됐다.

또 동해안 선사유적지에서 가장 많은 청동기시대의 수혈(수직으로 파고들어간 굴) 주거지 41기가 함께 발굴돼 이 일대가 집단취락지역이었음을 짐작케 하고 있다.

동해안에서는 간헐적으로 점토대 토기 조각이 출토되기도 했으나 주거지의 존재나 성격은 불분명했다. 이번에 발굴된 주거지에서는 흙과 목탄이 함께 발견돼 화재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함께 발견된 폭 160cm, 길이 170cm의 가마인 실요 2기는 요벽이 그대로 남아 토기를 가마에서 굽기 시작한 시초가 될 수 있는 중요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강원문화재연구소 지현병 연구실장은 “이곳에서는 주거지와 환호시설, 가마가 모두 발견된 것이 특징”이라며 “청동기시대 환호 및 집단취락, 가마를 연구하는 데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릉=최창순기자 cs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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