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직도 예산도 다 줄이면 北에 맞설 戰力 유지되나”

  • 입력 2004년 9월 3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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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광웅(尹光雄)윤광웅(尹光雄) 국방부 장관이 추진 중인 국방부 문민화와 육해공군 균형발전안을 둘러싸고 육군이 크게 술렁이고 있다.

육군은 국방부 주요 보직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국방비의 45% 이상을 쓰고 있다. 그러나 최근 진행 중인 국방개혁으로 육군의 장성수, 보직, 예산이 모두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국방부가 추진 중인 문민화 방안에 따르면 국방부 본부 내 육군 장성 보직 9개가 2006년 말까지 모두 민간 공무원에게 돌아간다. 이 때문에 육군이 받게 되는 영향은 인사국장 한 자리를 가진 해군이나, 단 한 명의 장성도 국방부에 없는 공군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

남재준(南在俊) 육군참모총장은 이 같은 육군 내부의 우려를 감안해 최근 일반참모부장회의에서 “국방부에서 일할 정책 특기의 중령 대령들이 진급하지 못할 수 있으니 인력활용 차원에서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윤 장관은 또 앞으로 합동참모본부와 국방부 직할부대의 일부 육군 보직도 해·공군 장성들에게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윤 장관은 합참의 합동군 운영능력을 높이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합참 내에 각 군 장성들이 골고루 배치돼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육군 장성들은 윤 장관이 현역시절 합참 내 육해공군 균형방안을 연구했던 818계획의 보고서를 입수, 앞으로 예상되는 변화에 대비하고 있다. 818계획 당시 윤 장관은 합참 내 육해공군 비율을 2 대 1 대 1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합참은 2군사령부 산하 9군단과 11군단사령부를 없애고 산하 사단들을 군사령부 직할부대로 재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2개 군단사령부가 없어지면 육군 장성 10여명이 줄어들게 된다.

예산 측면에서 육군이 걱정하는 것은 내년에 신설될 국방획득청이다.

정부안대로 획득청 조직의 절반 이상이 민간 전문가와 공무원으로 채워지면 사실상 육군 중심의 전력증강사업은 더 이상 불가능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

육군 관계자는 “장비의 노후상태와 북한과의 전력지수 비교결과를 고려할 때 여전히 육군은 다른 군보다 더 많은 획득예산이 필요하다”며 “민간인들이 군사적 판단을 정확히 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육군의 우려를 의식한 윤 장관은 최근 육군 군사령부를 순시하며 군 수뇌부들에게 “한반도 작전 상황을 고려할 때 지상군의 중요성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육군 관련 조치
날짜내용
7월 30일윤광웅 국방부장관,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국방부 문민화 및 육해공군 균형발전 의지 표명
8월 31일국방부, 내년 국방획득청 신설안 발표(조직 구성원의 절반 이상을 민간인으로)
9월 1일국방부, 문민화 추진 일정 발표(국방부 본부 내 육군 장성 9명을 2006년까지 야전으로 내보냄)
9월 3일육군, 2개 군단사령부 감축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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