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기념관 성금모자라 무산 위기

  • 입력 2004년 8월 13일 00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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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고향에 세웠으면….”

서울 마포구 상암4근린공원에 박정희기념관을 건립하려는 박정희기념사업회의 계획이 모금 부진과 사업 연장 논란에 휘말리자 박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구미시가 “차라리 기념관 사업을 구미에 맡겨 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관용(金寬容) 구미시장은 12일 “서울 기념관이 순조롭지 못할 경우 구미 생가 부근에 건립하는 게 적절하다고 본다”며 적극적인 유치 의사를 밝혔다.

이런 움직임은 최근 허성관(許成寬) 행정자치부장관이 “기념사업회가 사업 만료기간인 올해 10월까지 건립기금 500억원을 모금하지 못할 경우 200억원의 국고지원 계획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한 이후 나온 것이다.

구미시와 시의회는 2002년 2월 구미체육관의 명칭을 ‘박정희체육관’으로 바꾼 이후 독자적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시청에 전담부서도 설치했다.

시는 기념사업을 위해 최근까지 80억원을 들여 상모동 생가(生家·경북도기념물 86호) 부근의 땅 2만3000여평을 매입해 문화시설지구로 지정했다.

서울대 환경계획연구소가 참여해 2008년까지 조성할 예정인 박정희기념공원에는 생가 복원과 함께 추모관 및 추모광장, 자료전시실, 보리밭, 1920∼1970년대 생활 모형 등이 들어설 계획.

이용원(李庸源) 박정희기념사업 구미추진위원장은 “구미 생가가 박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대표적인 장소로 뿌리내린 만큼 시민과 추모객들의 힘으로 고향에 기념관을 건립하는 게 더 의미 있다”고 말했다. 상모동 생가에는 요즘 전국에서 하루 1000여명의 방문객이 찾고 있다.

한편 기념사업회측은 지난해 12월 행자부에 기념관사업 만료기간을 2009년 10월로 변경해 줄 것을 요청했으며 올 7월엔 기념관 위치를 구미로 옮기는 사업안을 제출했다. 이에 행자부는 “만료시점이 아직 남아 있어 연장 여부 검토가 부적절하고 건립위치 변경도 이사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은 것”이라며 반려했다.

구미=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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