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화순 쌍산의소 봉기 100년만에 ‘햇빛’

  • 입력 2004년 8월 12일 18시 55분


코멘트
전남 화순군 쌍산의소(雙山義所)에서의 의병활동을 이끈 사람 중 한 명인 구승우(具丞祐·1881∼1934·사진) 의병장에게 의거 100주년을 앞두고 건국포장이 추서된다.

건국포장은 15일 제59주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구 의병장의 손자 구양술(具良述·호남매일신문 사장)씨에게 전달할 예정.

화순군 이양면 증리에서 출생한 구 의병장은 유림 대표로 일제의 을사조약 강제 체결에 항의해 봉기, 화순군과 보성군의 경계지역인 계당산(속칭 쌍치재)을 중심으로 활동했다.

그는 200여 의병을 이끌고 화순 능주 동복 등의 일본군 분견소를 공격해 전깃줄을 끊고 경무소 우편소 등 관공서와 일본인 상가에 불을 질렀으며 총기 6정과 총탄 700여발 등을 빼앗는 등 의병활동을 주도했다.

그는 스스로 화약을 제조하기도 했으며 의병이 해산된 뒤에는 해남과 강진 등에서 서당 훈장으로 은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산의소는 1907년 전국에 무장해제령이 내려졌을 때 이에 반대한 유림들을 중심으로 봉기한 호남의병들의 ‘본부’ 격. ‘행사실기(杏史實記)’ ‘습재실기(習齋實記)’ ‘임전일록(臨戰日錄)’ 등에 그 기록이 남아 있다.

계당산 자락에 자리한 쌍산의소는 국내 항일의병 유적으로는 유일한 곳이나 100년 가까이 방치돼 왔다. 최근 전남대박물관팀 등이 현장조사를 실시해 무기제작소와 의병성(城), 막사 등의 시설 복원을 추진 중이다.

광주=김권기자 goqud@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