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지역-세대 초월 '사이버 이웃' 오순도순

  • 입력 2004년 8월 10일 20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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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의 어른과 호남의 청소년이 ‘사이버 이웃’이 돼 지역간, 세대간 차이를 뛰어 넘고 있다.

부산의 사회연구단체인 노인생활과학연구소는 3월부터 전남 진도군 조도중학교와 부산의 어른들이 연구소 홈페이지(www.wellageing.com)를 통해 사이버 이웃을 만들어 좋은 글을 주고받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이 소문이 네티즌들 사이에 알려지면서 이 사이버 이웃에는 부산의 여명중학교와 고신대 의료경영학과 학생들까지 참여해 의견을 내고 있다.

사이버 이웃은 청소년들이 어른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으며, 정말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지 표현하게 하고, 어른들에게는 신세대 문명인 인터넷에서 소외되지 않으면서 삶의 지혜를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8일 사이버 이웃을 찾은 조도중학교 김아름 양은 “할머니 할아버지, 저 아름이에요. 아직 무더운 날씨가 한창이네요. 어디 편찮으시는 데는 없으신 지요”라며 부산 어른들을 걱정했다.

이에 부산의 ID가 ‘생생생’인 할아버지는 다음날 “아름이 오랜만이구나. 언제나 어른을 걱정하고 좋은 글을 올리는 너를 대하면 됨됨이를 엿볼 수 있어 흐뭇하구나”고 답을 했다.

박수인군은 7월초 “사이버 이웃이 된 이후에는 컴퓨터를 켜면 재미있는 이야기부터 나눕니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친구가 되니까 좋아요”라는 편지를 썼다.

부산의 이정수 할머니는 답장에서 “착한 청소년과 이야기를 나누니 한결 마음도 젊어지고 즐겁다. 컴퓨터도 좋지만 좋은 책 많이 읽으세요. 어릴 때 읽은 책은 평생 동안 살아가는데 양식이 된다”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어른들의 건강과 나들이 걱정에서부터 자신들의 시험걱정, 친구사이, 진학걱정, 지역자랑 등 청소년들의 다양한 글이 사이버 이웃에 가득하다.

그러면 어른들은 “힘을 내고, 용기를 잃지 마라”에서부터 “너무 공부에만 집착하지 말 것”을 충고하는 등 사이버 상에서 아름다운 세대통합을 실천하고 있다.

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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