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캠프 北친구 함께 했더라면”…亞太잼버리 폐막

  • 입력 2004년 8월 10일 19시 03분


‘금강산 청소년 통일캠프’ 2기에 참가한 국내외 스카우트 대원과 스태프 400여명이 2박3일간 금강산 야영을 마치고 10일 강원 고성군 토성면 세계잼버리수련장으로 돌아왔다.

이번 통일캠프는 5일부터 고성에서 열리고 있는 제24회 아시아태평양잼버리 및 제11회 한국잼버리의 특별활동으로 기획된 것. 6∼8일까지 진행된 1기 캠프에는 432명이 참가했으며 2기는 8∼10일까지 열려 423명이 참가했다.

한국스카우트연맹측은 “그동안 금강산 지역에서 숙박하는 청소년 캠프는 더러 있었으나 청소년들이 북한 땅에서 직접 천막을 치고 야영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금강산 지역에서 평양모란봉 교예단 공연을 관람하고 구룡연과 삼일포 견학 등의 활동과 함께 현수막을 들고 금강산 야영장∼금강산 해수욕장까지 7km 구간에서 통일염원 걷기대회를 가졌다.

광주연맹 빛고을지역대의 김희한 대원(16)은 “북한 땅에서 그런 현수막을 들고 걸은 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주연맹 이어도지역대의 허제훈 대원(17)은 “남한 땅에서도 북한 청소년들이 함께 야영을 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스카우트연맹 조필성 과장은 “외국에 입국하는 것처럼 입국수속을 마치고 북한 군인들이 버스에 올라와 승객 수를 세는 걸 보면서 대원들이 분단 상황을 실감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한국스카우트연맹은 올해 초부터 이 캠프에 북한 청소년도 참가하게 해달라는 초청장을 북한측에 보냈지만 응답이 없어 남북 청소년간 만남은 무산됐다.

한편 제24회 아태잼버리는 10일 오후 8시 대집회장에서 폐영식을 갖고 5박6일의 공식 일정을 마감했다.

이번 잼버리에는 국내 소외계층 청소년 200여명과 세계 35개국의 스카우트 대원 등 모두 1만5000여명이 참가했다.

최종규(崔鍾奎·64) 야영장은 “이번 대회에서는 단 한 건의 인명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며 “운영이나 내용이 우리나라에서 열렸던 잼버리 중 역대 최고였다”고 자평했다.

고성=장강명기자 tesomio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