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어, 미술관 계단실 색깔 왜 이래!”

  • 입력 2004년 8월 3일 21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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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시 테이프를 왜 안 뜯어 내지?”

경남 창원시 사림동 경남도청 구내에 들어선 경남도립미술관 앞을 지나는 행인들이 갖는 의문 중 하나다.

이 건물 서편에 위치한 계단실(스테어 타워)의 철제 구조물이 연푸른색이어서 공사를 마치기 전 새시 보호를 위해 붙여둔 테이프로 생각되기 때문.

공모에서 당선됐던 미술관 설계의 계단실은 건물과 비슷한 회색 계통이었다.

그러나 공사 과정에서 계단실 구조물의 색상이 변경됐다. 경남도 관계자는 “당시 경남도 고위 간부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미술관 설계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미술관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만큼 원래 설계대로 색상을 바꿔야한다”고 주장했다.

당초 설계와 달라진 것은 계단실 뿐 아니다. 유리로 처리하려던 건물 전면의 왼쪽 벽에 부조가 설치됐다.

마산의 한 건축가는 “부조로 인해 시원한 느낌이 사라지고 건물 전체가 답답하게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경남도는 지하 1층 지상 3층이었던 미술관을 설계변경을 통해 한 층 더 올렸다.

야트막한 미술관 뒷산의 스카이라인을 훼손했을 뿐 아니라 아담한 맛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미술관은 6월 23일 개관했다.

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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