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폭염…에어컨 업계 특수

  • 입력 2004년 8월 1일 14시 58분


세계적 폭염…에어컨 업계 특수

국내 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도 폭염이 계속되면서 국내 에어컨 업체들이 겹경사를 맞고 있다.

오랜 내수침체의 터널을 벗어나면서 수출 호황까지 겹치면서 한때 재고물량 처분을 고민하던 가전업계가 요즘은 휴가를 연기하면서까지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전 세계 에어컨 생산 1위 업체인 LG전자는 최근 아프리카, 중동과 동남아 지역으로의 에어컨 수출이 폭발적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나이지리아와 가나 등 시장 규모가 작은 국가는 물론 사우디아라비아, 베트남, 태국 등 적지 않은 물량이 팔리는 지역의 판매량이 예년에 비해 최근 3배 가까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내수의 경우 6월에는 작년 6월에 비해 15% 정도 수요가 늘어난데 이어 7월에는 60% 가량 증가했다.

이에 따라 창원의 에어컨 공장은 지난달 내내 1일 3교대로 24시간 근무하며 생산량을 늘린데 이어 폭증하는 물량에 대응하기 위해 애초 이날부터 닷새간으로 예정됐던 휴가를 긴급 연기하고 7일까지 계속 제품 생산에 나서기로 노사간에 합의했다. 창원공장은 생산량의 30%는 국내에, 70%는 해외에 공급하고 있다.

중국 지역도 상하이(上海) 이남에서 폭염이 계속되면서 작년에 비해 2배가량 판매량이 늘어나자 중국 톈진(天津) 공장의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LG전자는 내수와 수출이 동시에 급성장세를 보임에 따라 작년 800만대에서 올해 1000만대로 높여 잡은 에어컨 생산 목표 달성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유럽 지역의 수출 물량이 최근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예년 같으면 7월 중순 가동을 중단했던 수원의 에어컨 생산라인이 10여일이 더 늘어난 7월말까지 풀가동됐다. 삼성전자의 지난달 에어컨의 국내 판매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약 50% 증가했다.

올해부터 에어컨 전 수출품목에 공기청정 기능인 나노실버 기술을 적용한 대우일렉트로닉스는 전 세계적으로 폭염까지 겹치면서 현재까지 전체 수출물량이 작년 대비 약 40% 가까이 성장했다.

4평형 소형 창문형 에어컨을 주력 품목으로 하는 미주지역은 약 30% 이상 매출이 증가했고 9~13평형 분리형 에어컨이 주종인 유럽지역의 경우 45% 가까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올여름 기온이 40℃를 오르내리고 있는 스페인 등 남부유럽은 작년과 비교해 2배의 매출 성장을 기록하며 에어컨 수출의 핵심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모처럼 찾아온 전 세계적인 특수를 놓치지 않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기기자 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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