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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7월 1일 19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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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미아로(15.8km·의정부시계∼미아사거리∼종로4가)의 중앙버스전용차로 구간과 만나는 미아사거리에 도착한 것이 8시6분. 회사 근처인 종로 조계사에 내린 시간이 8시31분이었다.
평소 정씨가 출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구 34번 버스를 타면 1시간10분, 지하철을 타면 40분 정도. 이날은 54분이 소요돼 지하철보다는 오래 걸렸지만 평소 타던 버스보다는 16분이 단축됐다.
정씨는 “깨끗한 새 버스에 속도도 빨라진 것 같다”며 일단 만족을 표시했지만 “배차시간을 못 믿어 계속 버스를 탈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본보 취재팀은 이날 오전 7시45분 서초구 서초동 우성아파트 앞 버스정류장에서 402번(구 83-1번)버스를 기다렸다.
같은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회사원 장문경씨(23)는 “종로1가에 있는 직장까지 한 번에 가는 버스가 없었는데 이제 470번 간선버스를 타면 된다”며 “중앙버스전용차로로 달리면 속도도 더 빨라지지 않겠느냐”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8시7분에 출발해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운영되는 강남대로와 한남대교, 남산을 지나 8시40분이 조금 못 돼 시청 앞에 도착했다.
평소 40분 정도 걸리던 것과 비교하면 약 10분 정도 시간이 단축된 셈이다. 첫날의 혼란을 감안하면 괜찮은 편이었다.
서울지방경찰청 교통정보센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7∼9시 중앙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한 출근길 버스는 시속 40∼50km를 유지해 평소(10∼20km)에 비해 배 이상 빨라졌다.
도봉·미아로나 강남대로의 경우 본격적인 출근시간인 오전 8시를 넘기면서 한때 정체가 빚어지기도 했으나 비교적 원활한 흐름을 보였다.
반면 수색·성산로의 경우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사천고가도로와 만나는 지점에서 끊겼다가 차로를 바꿔 이어지면서 고가에서 내려오는 차들과 중앙버스전용차로로 진입하려는 버스가 뒤엉키는 바람에 극심한 병목현상을 빚었다.
이날 중앙버스전용차로에 진입하는 승용차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러나 상당수 간선버스들이 차량이 뒤엉키는 것을 피하기 위해, 또 정류장이 바뀐 것을 모르고 폐쇄된 기존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리는 승객들을 태우기 위해 중앙차로를 벗어나는 경우가 있었다.
중앙차로를 간선, 광역버스에 내주고 가변차로마저 지선과 마을버스에 빼앗긴 승용차들은 속도가 크게 떨어졌다.
광화문 인근까지 출근하는 회사원 박광식씨(45·경기 고양시 화정동)는 “평소 오전 9시에 출발해 30분이면 광화문에 도착했는데 오늘은 수색까지 오는 데만 1시간반이 걸렸다”며 “지선버스도 중앙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하게 하는 등 탄력적으로 시행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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