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기업24시/전직원이 경영하는 남동공단 ㈜수성

  • 입력 2004년 6월 22일 21시 26분


인천 남동공단의 ㈜수성(www.soosung.com)은 전 직원이 직간접적으로 회사경영에 참여해 투명한 기업문화를 이룬 업체로 소문나 있다.

배터리를 동력으로 하는 지게차, 리프트 등을 생산하는 이 회사 김정배 사장(63)의 책장 위에는 세미나 및 포럼자료, 경제 관련 논문이 수북이 쌓여져 있다.

인간개발경영자연구회, 국가경영전략연구원, 한국경영연구원 등 경제관련 기관의 회원인 김 사장은 이들이 주관하는 세미나 등에 반드시 참석한다.

“세상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고 정보도 얻을 수 있어 꼬박꼬박 참석하고 있어요. 회사에만 있으면 세상 돌아가는 물정을 모르는 반쪽 경영자가 되기 쉽지요.”

그는 세미나나 포럼에서 얻은 정보를 e메일을 통해 전 직원에게 보낸 뒤 의견을 나눈다. 그리고 회사 실정에 맞는 부분을 경영에 반영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 회계결산 내용 공개. 5년 전부터 두 달에 한번씩 순이익의 사용처를 알리는 결산내용을 직원에게 공개하고 있다. 순이익 100%를 기준으로 30%(재투자), 30%(투자자 배당), 30%(성과급), 10%(직원복지후생)에 사용하겠다는 내용을 공개하고 있는 것.

회계결산 내용의 공개 이후 직원들 사이에서는 물자절약 운동이 벌어졌다.

30%에 해당하는 성과급 금액을 높이기 위해 전 직원이 버려진 부품을 재활용하고 연필 하나라도 아껴 쓰는 습관이 생겼다.

이는 일본 리코사(광학응용기기 전문제조회사)의 경영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김 사장이 세미나에 참석해 귀 담아 들은 내용.

이 회사는 또 직원에게 손익개념을 심어주기 위해 구매부를 없앤 뒤 각종 자재 등을 사용부서가 직접 구매하도록 했다. 직접 돈을 가지고 물품을 구입하면서 가격조정도 해보고 자재를 비싼 값에 구입하면 회사에 어떤 영향이 미치는 지 경험해보라는 취지에서다.

“직원들이 구매과정에서 회사 경영에 참여한다는 의식이 생기면서 일처리에 책임을 지게 됐습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이 회사 직원들은 임원 수준의 손익개념 마인드와 애사심을 가지게 됐다.

이 회사는 유럽과 미국, 동남아시아 30여 개국에 전동차, 리프트 등을 수출하고 있다.

한국산 기기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반드시 ‘Korea’란 심벌마크를 제품에 부착해 판매하고 있다. 성능에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표시다.

김 사장은 “제조업이 무너지면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열기 힘들다”며 “산업의 기반인 제조업에 대해 정부가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한다”고 말했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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