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농촌살리기 팔걷었다

  • 입력 2004년 6월 8일 17시 45분


8일 오전 강원 홍천군 남면 명동리에서 열린 ‘1사 1촌 자매결연’ 발대식에서 강신호 전경련 회장, 허상만 농림부 장관, 정대근 농협중앙회장 등 참석자들이 오리농법으로 경작되는 논에 오리를 풀어주고 있다. 홍천=권주훈기자
8일 오전 강원 홍천군 남면 명동리에서 열린 ‘1사 1촌 자매결연’ 발대식에서 강신호 전경련 회장, 허상만 농림부 장관, 정대근 농협중앙회장 등 참석자들이 오리농법으로 경작되는 논에 오리를 풀어주고 있다. 홍천=권주훈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를 비롯한 경제5단체가 8일 오전 강원 홍천군 남면 명동리에서 농협중앙회와 공동으로 기업과 농촌을 연결해 주는 ‘1사(社) 1촌(村) 자매결연’ 추진 발대식을 가졌다.

이번 자매결연운동은 일회성 노력봉사 대신 유기농 농산물 구매 등 수익모델 창출과 임직원 농촌체험 프로그램, 농촌 주민 정보화교육 지원 등 다각적 사업을 벌이는 게 특징이다. 이미 삼성전자 등 삼성계열 24개사와 포스코 등 30여개 기업은 자매결연을 했다. 대한항공 등 3개 회사도 이날 홍천군 일대 마을 3곳과 자매결연을 했다.

강원 화천군 신대리 토고미 마을과 자매결연을 한 삼성전기는 콘도 지원 형태의 사원가족 휴양 대신 이 마을의 폐교된 초등학교를 개보수해 임직원 가족의 숙박이나 사원들의 워크숍 장소로 이용하는 등 ‘팜 스테이(farm stay)’를 도입했다.

전경련 남경완 윤리경영팀 조사역은 이 같은 농촌 살리기 운동에 대해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양측이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전략적 사회공헌활동’의 본보기”라고 설명했다.

▽전략적 사회공헌활동은 무엇이 다른가=재계는 시장 개방으로 어려워지고 있는 농촌의 반(反)기업정서 확산 방지 등을 위해 1사 1촌 자매결연운동에 본격 나섰다.

일방적이고 일시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와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장기적 협력과 함께 윈윈(win-win)을 추구하는 전략적 사회공헌활동이라는 것.

한양대 경영학과 한정화(韓正和) 교수는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적재적소에 자금을 사용하는 사회적 투자가 돼야 한다”면서 “비정부기구(NGO) 등과 파트너십을 형성하거나 임직원의 현장 참여와 자원봉사활동 등이 확산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략적 사회공헌활동 추진의 배경=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01년 기준으로 국내 192개 대기업은 매출액의 0.37%를 사회공헌활동에 지출했다. 일본 324개 대기업의 0.1%에 비해 3배 이상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12대 주요 그룹의 사회공헌활동 예산은 삼성 4000억원, LG 850억원 등 9000여억원에 이른다. 이는 작년보다 약 21% 늘어난 것이다.

이 예산은 주로 소년소녀가장 돕기 등 소외계층 지원과 교육 및 장학사업, 문화예술 장려 등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지출액이 작은 규모가 아닌데도 사회공헌활동이 국민에게서 평가절하되고 있는 이유는 대체로 기부 또는 자선적인 활동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최숙희 수석연구원은 “사회공헌활동도 기업 특성에 맞춰 선택과 집중을 해야 효과가 있다”며 “기업과 사회 모두가 이익을 도모하는 ‘기업과 사회의 상생’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요 그룹 사회공헌 지출 현황(단위:억원,%)
그룹2004년2003년증가율
한국전력694252676
삼성4000355412.5
LG85068224.6
SK1500 이상1100
KT2001990.5
한진251.4 이상251.4
POSCO723 이상723
한화123.9103.319.9
현대중공업265.9184.444.2
금호아시아나50.238.430.7
한국가스공사3017.472.4
두산1007828.2
신세계1007238.9
CJ35.53018.3
KT&G122.558.2110.4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이원재기자 wjlee@donga.com

이병기기자 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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