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는 약 먹고보니 마약… 판매·복용 50명 적발

충남 보령경찰서는 신종마약인 ‘러미라’와 ‘S정’을 살 빼는 약으로 속여 판매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25일 김모씨(52·서울 동대문구) 등 18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또 상습 복용자 백모씨(23·여·대학생) 등 32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판매총책 김씨로부터 러미라 51만5000정과 진통제인 ‘염산날부핀’ 등 1억1000만원 상당의 의약품을 압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1997년부터 최근까지 서울 대전 목포 등 전국을 돌며 가정주부, 여대생, 유흥업소 종업원에게 3억원 상당의 러미라 등을 ‘살 빼는 약’이나 ‘우울증 치료제’로 판매해 온 혐의를 받고 있다.

복용자 중에는 가정주부와 여대생이 많았다. 이들 중 일부는 살을 빼기 위해 환각성분이 든 러미라에 손댔다가 마약 상습복용자로 전락하기도 했다.

불구속 입건된 백씨는 경찰에서 “복용 후 살이 빠지기는커녕 입맛도 없어지고 예고 없이 구토를 자주해 사람을 만나는 것조차 두려웠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자신의 신분과 주소를 감추기 위해 전화번호를 바꿔가며 약을 주문받았으며 고속버스나 시외버스를 이용해 공급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김씨로부터 러미라를 공급받은 사람이 수백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보령=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