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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20일 22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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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산림과학원은 강원도 삼척 준경릉(濬慶陵·조선 태조 5대조의 묘)의 수령 95년 된 소나무(높이 32m, 둘레 2.1m)를 인공 교배시켜 얻은 129그루의 자목(子木)에 대한 엽록체 DNA 유전자 지문 감식 결과 96그루가 정이품송 ‘친자’로 확인됐다고 20일 밝혔다.
산림과학원은 자체수정에 따른 자식약세(自植弱勢·자체 가루받이로 좋은 자목을 얻지 못함) 현상을 피하고 정이품송을 아비로 하는 부계혈통의 자목을 얻기 위해 2001년 준경릉 소나무를 신부로 ‘간택’했다.
자웅동주(雌雄同株)하는 소나무는 매년 5월이면 송화 가루를 이용해 자연상태에서 수정하지만 같은 나무에서의 수정은 확률이 낮다.
이로써 3월 폭설로 가지가 부러지는 등 고사 위기에 있는 정이품송이 대를 이을 수 있게 됐다. 두살바기의 이 자목들은 현재 키가 10cm 안팎이지만 생육이 왕성해 3∼4년 후면 1∼2m 높이로 자랄 것으로 기대된다.
산림과학원은 자목들을 대상으로 정이품송 혈통 가계도(족보)를 작성한 뒤 독립기념관이나 현충사 등 역사적 장소에 옮겨 심을 예정이다.
산림과학원 김용율(金龍律·41)연구사는 “기존에 충북도 산림환경연구소나 문화재청이 정이품송 씨앗을 받아 생산한 2세는 아비나무를 확인할 수 없고 혈통가계도 작성도 불가능했다”며 “정이품송을 아비로 하는 순수혈통의 자목이 탄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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