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경북 주민 ‘보수적 생각’ 줄었다

  • 입력 2004년 5월 14일 21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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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지역 주민들 중 절반이 집안 대소사는 부부가 동등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40% 정도는 혼전 동거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아들보다는 딸이 꼭 필요하다고 여기는 주민이 늘어나는 등 남아(男兒)선호도가 상당히 완화돼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경북지역 주민들의 의식이 점차 바뀌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14일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27일부터 1주일간 도내 23개 시·군의 주민 1만8000여명을 대상으로 ‘경북인의 생활과 의식조사’를 한 결과 집안 대소사에 대한 부부의 의사결정 권한과 관련해 ‘부부가 동등하게 결정해야’라는 응답이 49.4%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주로 남편이 결정해야’(26.8%), ‘전적으로 남편이 결정해야’(18.1%), ‘주로 부인이 결정해야’(3.0%), ‘전적으로 부인이 결정해야’(2.7%) 등의 순이었다.

이 중 ‘부부가 동등하게 결정해야’라는 응답은 1997년 44.5%, 2000년 47.0% 등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한 반면 ‘전적으로 남편이 결정해야’라고 밝힌 주민은 2000년(25.6%)보다 7.5%포인트 감소했다.

또 지난해 처음으로 조사한 혼전동거 여부에 대해서는 ‘반대’가 53.6%로 가장 많았으나 ‘상황에 따라 찬성’(34.9%), ‘찬성’(2.7%), ‘잘 모르겠다’(8.8%) 등으로 약 40%가 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아들이 꼭 있어야 하나’라는 문항에서는 ‘가능한 있는 것이 좋다’(45.3%), ‘꼭 있어야 한다’(45.0%), ‘별로 필요성을 못 느낀다’(7.9%), ‘전혀 못 느낀다’(1.9%) 등으로 응답했다. 특히 자녀의 성별 선호도에서 ‘아들이 꼭 있어야 한다’는 응답은 2000년(52.7%)보다 7.7%포인트 감소한 반면 ‘딸이 꼭 있어야 한다’는 34.0%로 2000년(31.4%)에 비해 2.6%포인트 증가했다.

이번 조사를 담당한 경북도 정경하(鄭京夏·38) 연구원은 “젊은 층이 늘고 인터넷 등이 보편화되면서 도민들의 남아선호도와 혼전동거 등에 대한 의식이 점차 개방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성진기자 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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