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 부산 대회전’ 누가 나서나

  • 입력 2004년 5월 5일 18시 52분


6·5재·보궐선거의 하이라이트인 부산시장 보선의 여야 후보군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4일 공직후보 자격심사위원회를 열어 부산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 경선 없이 외부 인사를 영입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또한 정치인이 아닌 행정가 출신으로 후보를 정한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오거돈(吳巨敦) 부산시장 권한대행의 영입을 염두에 둔 조치라는 게 한 고위당직자의 설명이다. 오 대행도 4일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할 것”이라고 밝혀 열린우리당 입당을 기정사실화했다.

당 자격심사위 관계자는 “당에서 후보를 결정하면 이미 공천 신청을 한 이해성(李海成) 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과 허옥경(許鈺卿) 전 해운대구청장 등도 당의 결정을 따를 것으로 안다”고 말해 여권 내에서의 교통정리도 마무리됐음을 시사했다.

오 대행은 공직 사퇴 시점을 법정 사퇴 시한인 후보 등록일(21, 22일) 직전까지 최대한 늦출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시정 공백을 최소화한다는 명분이지만 현직 유지가 얼굴 알리기에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비해 한나라당은 다소 더딘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당 공천심사위원회는 5일 전체회의를 열어 최재범(崔在範) 서울시 행정부시장과 허남식(許南植) 전 부산시 정무부시장 등 2명을 상대로 경선을 실시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공천을 신청한 문정수(文正秀) 전 부산시장과 김정희 성형외과 원장은 경선 대상에서 제외됐다.

한나라당은 4일 운영위원회의에서 당 선관위가 지역 사정에 맞게 경선 방식을 결정하도록 위임했다.

맹형규(孟亨奎) 공천심사위원장은 기자회견을 갖고 “부산시장 후보 경선의 경우 당 대의원(4282명) 투표 50%, 2개 기관의 여론조사 결과에서 50%를 반영하기로 했다”며 “경선일은 13일이나 14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지난주 비공개 여론조사를 통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진재(金鎭載) 의원의 본선 경쟁력이 높다고 보고 출마 여부를 타진했으나 김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경선에 나설 최 부시장은 서울시에서 오래 근무한 탓에 부산 지역에서의 지명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점이, 허 전 부시장의 경우는 불기소 처분을 받기는 했지만 검찰에서 비리 조사를 받은 사실이 부담이 되고 있다.

두 사람의 현재 지지도가 오 대행엔 다소 뒤지지만 경선 흥행이 성공할 경우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게 당 지도부의 판단이다.

또 경선 열기가 고조되면서 한나라당의 부산지역 일부 의원들이 특정 후보 캠프의 물밑 지원에 나섰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어 ‘경선 중립’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부산의 한 중진은 최근 당 지도부에 “일부 의원들의 특정 후보 지원이 계속되면 묵과하지 않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제3당인 민주노동당 부산시당은 3일 운영위원회를 열어 시장 후보를 내지 않기로 결정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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