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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3일 18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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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10월부터 올 2월까지 투자자 21명으로부터 958억원을 끌어 모아 360억원을 챙긴 혐의로 3일 검찰에 구속된 소모씨(44·여)가 사기행각을 벌이는 데 동원한 ‘배경’이다.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 소병철·蘇秉哲)에 따르면 소씨는 “대통령 측근인 남모씨와 벤처기업을 같이 운영하고 있으며, 삼성과 현대의 법인투자금을 운영하는 펀드매니저 29명과 정보를 공유하면서 선물거래를 하고 있다”고 투자자들에게 접근했다.
소씨는 높은 투자 수익률을 미끼로 던지고, 투자 원금을 수십배로 부풀려 놓은 선물옵션 잔액현황을 보여줘 투자자들을 믿게 했다. 소씨는 투자금을 끌어 모으기 위해 처음 2, 3개월 동안에는 원금의 50∼100% 정도를 수익금으로 지급해 투자자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얻었다.
화려한 이력과 고수익에 현혹된 소씨의 대학 동문과 사업가 등 21명은 4년간 958억원을 투자금으로 소씨에게 맡겼다. 사업가 한 명은 은행에서 융자를 받은 돈까지 300억원을 소씨에게 ‘올인’했다.
그러나 소씨가 2000년 2월부터 1년8개월간 선물옵션 거래로 130억원을 날리면서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금액을 돌려주지 못해 검찰에 고소되면서 소씨의 정체도 들통이 났다.
명문여대 출신만 사실이고 나머지는 투자자들을 현혹하기 위해 허위로 꾸며낸 이력에 불과했다. 소씨가 대통령 측근으로 내세운 남씨는 구여권 중진 정치인과 안면이 있는 관계일 뿐이라고 검찰 관계자는 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고소인 21명 외에 피해자가 70명이 더 있는 점을 감안하면 소씨가 끌어 모은 투자금은 1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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