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 전자파 고압 송전선의 2배

  • 입력 2004년 4월 22일 01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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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철도(KTX) 이용객은 고압 송전선로 바로 옆에 서 있을 때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전자파(최대치 기준)에 노출될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양대 환경 및 산업의학연구소(소장 산업의학과 김윤신 교수)는 3, 6일 두 차례 서울∼부산 구간 KTX 열차의 전자파를 조사한 결과 객실 내부에서 최대 70mG, 객차간 연결 통로에서 최대 400mG의 자기장이 측정됐다고 21일 밝혔다.

G(가우스)는 단위 면적당 자기(磁氣)의 밀도를 나타내는 단위. 전파법상 인체보호기준치는 1000mG이며 국제비전리방사선보호위원회(ICNIRP)의 권고치는 833mG다.

이 연구소 연구팀은 “KTX 열차의 자기장 최고치(400mG)는 34만5000V 고압 송전로 부근 15m 지점 자기장(125mG)에 비해 훨씬 높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측정한 KTX 열차 객실의 자기장 평균치는 서울∼대구 구간은 15mG, 대구∼부산 구간은 5mG였다. 철도청이 지난해 6, 7월 3차례 측정한 자기장 평균치는 25∼26mG였다.

연구팀은 “KTX 열차의 자기장은 기준치를 크게 밑돌지만 안심할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국제암연구기관(IARC)은 2∼4mG의 자기장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소아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스위스는 유치원, 병원 등지의 자기장이 10mG를 넘지 않도록 규제하고 있으며 미국 국립방사선방호학회(NCRP)는 보육원, 초등학교 등지 자기장을 2mG 이하로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김 교수는 “승객과 승무원들의 건강을 위해 전자파를 보다 정밀히 측정해 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철도청은 “KTX의 전자파는 국내외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는 안전한 수준”이라며 “한양대 연구소측의 조사결과는 객관성과 신뢰도가 떨어지는 만큼 다시 한번 외부 기관을 통해 전자파를 정밀하게 측정해 그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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