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3시간 산불… 회복은 15년

  • 입력 2004년 4월 20일 22시 52분


‘한쪽에선 나무를 심고, 한쪽에선 산불을 내고….’

울산시가 공해를 차단하기 위해 15년간 공들여 심은 나무들이 하루아침에 다 타버렸다.

울산시에 따르면 16일 오후 남구 상개동 울산석유화학공단 인근 야산에서 등산객의 실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임야 10ha(3만평)를 태우고 3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불이 난 곳은 20여개 석유화학업체가 밀집된 석유화학공단과 남구 야음동 대규모 아파트 단지 사이의 야산.

이곳에는 수령 50년생 소나무 수만 그루가 빽빽하게 자라고 있어 울산에서 가장 중요한 천연 공해차단녹지 기능을 해왔다.

특히 이날의 산불 피해면적은 시가 1989년부터 지난달까지 15년 동안 146억원을 들여 조성한 공해차단녹지 면적 4만6000평과도 비슷하다.

울산시는 그동안 울산석유화학공단과 울산미포공단에서 발생하는 대기공해가 주거지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울주군 청량면 덕하검문소에서 북구 연암동까지 11.8km 구간을 폭 200∼500m(총 면적 50만7000평)로 녹지대로 조성하는 사업을 해왔다.

2020년 완공예정으로 1989년부터 총 4100여억원을 들여 연차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박맹우(朴孟雨) 시장은 19일 간부회의에서 “울산에서 가장 중요한 공해차단녹지대가 한순간의 방심으로 사라졌다”며 “환경단체 등과 함께 공해차단녹지 살리기 범시민운동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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