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화훼시장에 가던 길에 겪은 일이다. 염곡동 사거리에서 좌회전 신호대기 중 길을 잘못 들어 비상등을 켜 양해를 구하며 차량 행렬을 뚫고 오른쪽 차로로 들어가려는 순간 뒤차의 운전자가 신경질적으로 경적을 길게 울리며 다가오더니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붓는 게 아닌가. 뭐라 표현하기 힘든 모욕감을 느꼈지만 추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 대응하지 않았다. 정체 중에 다른 차가 끼어들면 짜증이 날 것이다. 하지만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반응할 필요가 있었을까. 한국인은 온순한 사람도 운전대만 잡으면 난폭한 카레이서로 돌변한다는 어느 외국인의 말이 떠올라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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