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터지는 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곳곳 접속지연

  • 입력 2004년 2월 13일 18시 46분


《11, 12일 전국 일선학교에서 학기말 성적 처리 등으로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사용자가 폭주함에 따라 접속이 지연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에 따라 각 학교는 자료를 입력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특히 졸업식을 앞두고 교사들은 졸업생 자료를 처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12일 서울 A중학교 교무실에서는 온종일 “선생님, 접속돼요?”라는 걱정 어린 말이 오갔다. 13일까지 학생들의 학기말 성적과 출결 상황 입력을 끝마쳐야 하는데 NEIS에 제대로 접속할 수 없었던 것.

교사 B씨(33)는 “일부러 인터넷 사용자가 적은 시간대인 새벽에 출근했는데 오전 8시반이 넘으니 접속이 안 됐다”면서 “힘들게 접속하더라도 10분 뒤 자동으로 로그아웃되는 바람에 입력한 자료가 저장되지 않아 다시 입력해야 했다”고 말했다.

경기 C초등학교 교사는 “낮 시간에 접속이 안 돼 대부분의 교사가 밤 시간을 이용해 성적을 처리하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고 말했다. 경남 D고 교사 역시 “온종일 접속을 시도하느라 다른 업무를 볼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 E중 김모 교사(40)는 “NEIS 문제로 오랫동안 시끄러웠는데 막상 사용하는 데 이런 불편을 겪어야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같은 사태는 각 학교가 봄방학을 앞두고 각종 자료를 한꺼번에 처리하느라 NEIS에 과부하가 걸려 발생했다. 수기(手記)나 학교종합정보관리시스템(CS) 등을 사용하던 학교들이 한꺼번에 NEIS로 전환하면서 관련 정보를 모두 입력하려 한 것도 원인이 됐다. 게다가 교사 전보가 예정돼 있어 자리를 옮기는 교사들은 남은 업무를 모두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접속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서울시교육청측은 “NEIS 서버는 8000명가량이 접속할 때까지는 원활히 운영되지만 접속자가 늘어나면 속도가 떨어진다”며 “최근 이틀간 6만여명이 한꺼번에 접속해 많은 정보를 입력함에 따라 처리속도가 늦어지고 접속이 지연됐지만 서버가 다운된 것으로 아니다”고 말했다.

이 사무관은 “서버에서 많이 활용되지 않는 영역의 비중을 축소하고 교무 학사 등의 영역을 확대해 13일 현재 큰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13일에도 NEIS의 처리속도는 평소에 비해 많이 떨어졌다.

이에 대해 교육인적자원부 NEIS 총괄센터 관계자는 “학기말에 접속자가 몰릴 것이라고 예상은 했으나 이렇게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정보를 처리할 줄은 몰랐다”며 “일선 학교에 주별 혹은 월별로 주기적으로 정보를 입력하도록 권고하는 한편 지속적으로 서버를 확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전지원기자 podragon@donga.com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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