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韓-徐 석방동의안’ 오락가락

  • 입력 2004년 2월 2일 18시 56분


한나라당이 한화갑(韓和甲) 전 민주당 대표와 서청원(徐淸源) 전 한나라당 대표에 대한 석방동의안 추진을 놓고 논란에 휩싸였다.

2일 오전까지만 해도 석방동의안 제출은 기정사실로 굳어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오후 들어 ‘제출 유보’ 쪽으로 방향을 급선회했다.

홍사덕(洪思德) 원내총무는 이날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 “서 전 대표의 주장을 입증할 만한 증거들이 속속 나와 검찰의 기획 표적수사가 증명되고 있다”며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석방동의안 추진 의사를 거듭 밝혔다.

심규철(沈揆喆) 법률지원단장 역시 법률지원단 전체회의 직전 기자와의 통화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검토할 예정”이라며 “기왕에 석방동의안 얘기가 나온 만큼 제출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법률지원단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서 전 대표에 대한 석방동의안 제출을 일단 유보키로 했다.

하루 만에 당 방침이 오락가락하자 서 전 대표측은 “검찰이 무리하게 구속한 사안인 만큼 정치적 판단이 중요한 것 아니냐”며 “당이 서 전 대표의 구속 때도 아무런 대응을 않았던 점에 비추어 볼 때 결국 서 전 대표를 견제하려는 당 지도부의 의중이 드러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석방동의안 추진에 대해 “한 전 대표와 서 전 대표의 사건은 근본적으로 다른 것인데 한나라당이 정략적으로 이를 이용하려 한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영환(金榮煥) 대변인은 “한 전 대표가 구속되지도 않은 지금은 석방동의안을 논의할 때가 아니다”며 “민주당 죽이기를 통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간 양강 구도 형성을 위해 자행되고 있는 수사와 서 전 대표 수사는 완전히 다른 사안이다”고 선을 그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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