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앞바다 화물선 충돌 기름유출…기름띠 북쪽으로 확산

  • 입력 2004년 2월 1일 18시 50분


지난달 31일 오전 3시10분경 울산 동구 방어동 울기등대 남동쪽 16마일 해상에서 몰타 선적 4만5000t급 자동차운반선 다이아몬드레이호와 부산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가던 아티가바부다 선적 2만5000t급 컨테이너화물선 트레이드재일호가 충돌했다.

이 사고로 트레이드재일호 뱃머리가 다이아몬드레이호 오른쪽 뒷부분에 20m가량 박히면서 다이아몬드레이호의 연료탱크를 파손해 1일 오후 현재 이 배의 연료유 360t 가운데 100여t이 유출돼 이 일대 어장의 피해가 우려된다.

▽사고 및 피해=울산해경은 시속 20노트로 항해하던 트레이드재일호가 울산항 입항을 기다리던 다이아몬드레이호를 미처 발견하지 못해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승무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두 선박은 한데 엉겨 붙은 채 해류를 타고 사고지점에서 북동쪽으로 20여마일 표류해 1일 오후 경북 앞바다에 진입했다.

선박에 타고 있던 승무원 43명은 전원 무사히 구조됐다.

그러나 트레이드재일호에 실려 있던 컨테이너 380개 중 육안으로 확인된 것만 8개가 파손됐다. 정밀조사를 거치면 컨테이너에 들어 있는 전자제품 기계장비 의류 등과 선박수리비를 합해 피해규모가 1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해경은 보고 있다.

자동차를 선적하려던 다이아몬드레이호에는 다행이 자동차가 실려 있지 않아 피해가 적었다.

유출된 기름은 폭 10m, 길이 3km가량의 띠를 형성해 해류를 타고 울산 정자항과 경북 감포항 방면으로 이동하고 있다. 울산해경은 사고 선박에 남아 있는 기름을 바지선으로 옮겨 싣는 한편 방제선과 오일펜스로 긴급 방제작업을 펼치고 있다.

▽사고수습=사고 선주사와 네덜란드의 세계적인 선박구난업체인 바이즈뮬러사, 보험회사 관계자 등이 현지에 도착해 선박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으며 2일 중 선박 예인 방법을 결정키로 했다.

조사팀의 1차 조사 결과 두 선박의 기관실은 파손되지 않아 자력으로 이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두 선박을 분리시킬 경우 침몰할 위험이 있다고 보고 정밀조사 후 예인하기로 했다.

조사팀은 두 선박을 분리하는 데 필요한 장비를 외국에서 들여올 경우 선박 예인에 최소 2주일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선박은 영국 보험사 등에 선체 및 화물보험이 가입돼 있다.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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