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지역 대학병원 "변해야 산다"

  • 입력 2004년 1월 28일 20시 42분


《대구와 경북지역 대학병원들이 한방과 양방 또는 진료과별 협진체제를 구축하고 환자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경쟁적으로 의료서비스 개선에 나서고 있다.》

이는 경부고속전철이 4월에 개통되면 지역 환자들이 서울 등의 대형병원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데다 앞으로 의료시장 개방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구한의대의료원과 대구가톨릭대의료원은 27일 한방과 양방을 교류하는 ‘의료 협력 협약 조인식’을 가졌다.

서로 다른 길을 걷던 한방과 양방이 공식적으로 손을 잡기는 드문 일이다.

두 대학병원은 각각 특성을 살려 환자들에게 고품질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교수들의 연구 경쟁력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정대규 대구한의대의료원장은 “한방과 양방이 손을 잡고 치료가 어려운 질환에 공동 대처하는 것은 의료계 전체를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계명대 동산의료원은 3월부터 응급실을 완전히 바꾸기로 했다.

이미 전문의를 배치한데 이어 응급실의 시설을 대폭 확충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2007년까지 대구 달서구 신당동 본교에 첨단 의료시설을 갖춘 1000병상 규모의 제2병원을 설립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영남대의료원은 최근 60억원을 들여 암을 조기 진단하는 최신 의료기기를 갖추고 각종 진료과가 협진하는 뇌졸중센터도 개설했다.

이 병원 관계자는 “의료수준이 서울의 유명 병원들과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을 보여 주겠다”며 “시민건강강좌 등을 통해 지역밀착형 의료서비스를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대병원도 암 조기진단 첨단의료기를 설치하고 환자를 위한 서비스를 대폭 강화하는 등 ‘고속전철 쇼크’에 대비하고 있다.

경북대병원은 1993년 3월 경북대와 분리돼 교육부 산하 특수법인체로 독립했다.

경북대병원 관계자는 “2007년경 대구 북구 학정동에 제2병원이 들어서면 의료 환경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 대학병원을 찾는 환자는 병원별로 하루 평균 2000명∼3000명 선이다.

병원 관계자들은 “고속철이 개통되면 서울의 대형 병원들이 지방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대대적인 활동을 펼칠 것”이라며 “의료 환경을 개선하고 환자서비스를 높여 경쟁력을 키우는 게 ‘발등의 불’”이라고 말했다.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