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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1월 28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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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 결과 그는 오랫동안 단체장을 맡았던 세계태권도연맹(WTF)과 국기원, 세계경기단체총연맹(GAISF)의 공금을 ‘개인 금고’처럼 운용하며 38억4000여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IOC 부위원장, 대한체육회 회장 등의 지위를 이용해 다양한 인사에게서 8억1000여만원을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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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짓돈이 주머닛돈?=김 부위원장은 73년부터 30년 넘게 총재로 재직한 WTF의 공금을 해외사업비로 지출한 것처럼 꾸며 빼돌리고 후원금을 가로챘다.
검찰 조사에서 드러난 WTF 횡령액만도 26억6000여만원.
그는 자신의 생일파티 식사비로 수천만원, 아들의 변호사 선임 비용으로 1억7000여만원, 97년부터 6년간 개인비서 급여 명목으로 4억8000만원을 썼다.
김 부위원장은 72년부터 원장을 맡은 국기원에서도 2001년 이후 6억6000여만원을 횡령했다. 86년부터 총재직을 맡은 GAISF에서도 3억원을 챙겼다.
그는 국기원 예산으로 부인의 상해보험료로 260만원, 딸의 피아노 연주회 입장권 구입비로 450만원을 쓰기도 했다.
▽‘감투’ 이용 돈 챙기기=김 부위원장은 2001년 부산 동성여객 대표 이광태씨(구속)에게서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 선임에 대한 감사 표시로 1억3000만원을 받았다.
아디다스코리아 대표 김현우씨에게서 대한체육회 후원업체 및 WTF 공식공인 업체로 지정되도록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97년부터 2002년 1월까지 13차례에 걸쳐 6억1000여만원을 받아 챙겼다.
그는 이 과정에서 김씨에게 전화를 걸어 ‘후원업체 계약이 만료돼 가니 재계약을 할 것이냐’고 물어 김씨가 재계약 의사를 밝히자 “한 장을 준비해 만나자”고 해 1억원을 받는 등 직접 돈을 요구하기도 했다.
김 부위원장은 또 2001년 스포츠의류 업체 훼르자로부터 “대한체육회 스포츠의류 부문 공식공급업체로 지정해 주면 IOC위원장 선거 후원금을 제공하겠다”는 제안을 받고 대한체육회 간부를 통해 3만달러를 받기도 했다.
신상규(申相圭) 서울지검 3차장은 “스포츠 외교나 국익 등 고려할 대목이 많았지만 드러난 비리가 많아 김 부위원장을 구속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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