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납업자 조사받다 自害…사인펜으로 찔러 눈다쳐

  • 입력 2003년 12월 22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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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납비리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던 군납업자가 자해해 중상을 입었다.

최근 구속된 방위산업체 엠텍사 대표 최모씨(53)는 22일 오전 10시경 경찰청 특수수사과 사무실에서 자술서를 쓰던 도중 돌연 수성사인펜을 책상 위에 세워놓고 왼쪽 눈 부위로 들이받은 뒤 머리를 책상에 두세 차례 찧었다.

최씨는 수사관들의 제지를 받고 인근 서울적십자병원 응급실로 후송됐다.

병원측은 최씨의 두개골에 금이 갔고 뇌출혈이 의심되며, 왼쪽 눈 부위가 찢어졌다고 밝혔다. 최씨는 이날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정밀진단을 받고 입원했다.

최씨는 이날 병원에서 “괴로워서 자살하려 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최씨가 자기 탓에 국방과학연구소(ADD) 소장 등 3명이 구속되거나 구속영장이 신청되자 자책감을 느낀 것 같다”며 “이번 사건으로 회사가 망할 것 같다는 위기감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최씨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ADD 박모 소장(62·예비역 중장)과 국방연구원(KIDA) 황모 원장(58·예비역 대령)에 대해 이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12월 초순부터 본격화한 경찰의 군납비리 수사로 이날 현재 군납업자와 국방부 관계자 등 10명이 적발됐으며 이 가운데 6명이 구속되고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또 천용택(千容宅) 열린우리당 의원이 경찰에 소환된 상태이며 1명은 불구속됐다.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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