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교통비’가 200만원…국방차관, 군납업체 재직때 받아

  • 입력 2003년 12월 18일 1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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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보선(兪普善) 국방부 차관이 군납비리 혐의로 최근 경찰에 구속된 정호영씨가 대표로 있는 방위산업체에 2년간 감사로 재직하면서 월 2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유 차관은 또 2001년 5월 국방부 기획관리실장으로 발탁된 이후에도 정씨와 수차례 접촉한 것으로 밝혀졌다. 18일 국방부에 따르면 유 차관은 육군 소장으로 전역한 1998년 말부터 2001년 초까지 정씨 소유의 방위산업체인 H사에서 일하며 교통비 명목으로 매월 200만원을 받았다. 유 차관은 “가끔 회사 사무실에 나가 책을 보거나 무기체계 발전 방향 등에 대한 자문을 했을 뿐 실제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았다”면서 “정 사장이 매달 부정기적으로 200만원가량이 든 봉투를 주면서 교통비로 쓰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 사장이 회사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예비역 장성인 나를 영입했고, 전역 후 쉬고 있는 고교 선배를 돕는다는 생각에서 선의로 돈을 준 것 같다”면서 “언론에 보도되기 전까지 H사가 군납비리에 관련됐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으며 그런 일에 관여한 사실이 일절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군 내부에선 H사의 감사 재직 사실이 밝혀진 직후 보수 없이 교통비만 받았다고 해명한 유 차관이 구체적인 월 수령액이 드러나자 이를 교통비라고 주장하는 것은 선뜻 이해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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