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진주, 논개 초대형동상 건립…크기 놓고 논란

  • 입력 2003년 12월 8일 1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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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진주의 민간단체가 임진왜란 당시 왜장을 끌어안고 남강에 뛰어들어 순절한 논개(論介)의 동상 건립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일부 시민과 네티즌이 이의를 제기해 귀추가 주목된다.

‘의기(義妓) 논개 상 건립추진위원회(위원장 김계현 전 진주문화원장)’는 8일 “재일동포 진주향우회의 기금 5억원과 진주시 예산 3억원, 국비와 도비 등 모두 13억원을 들여 진주시 망경동 문화의 거리 중앙광장에 논개 청동상을 건립키로 하고 최종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건립 추진위가 360도 회전하는 15m 높이의 대형 동상을 세우려는 중앙광장은 남강을 사이에 두고 진주성 촉석루와 마주보는 곳이다.

추진위는 앞서 6월 논개 동상 공모작을 문화관광부 동상 영정심의위원회에 올려 승인을 받았으며, 이달 중 동상 제작에 들어가 내년 10월 개천예술제 때 제막식을 가질 예정이다.

이와 관련, 최근 진주시청 홈페이지에는 논개 동상 건립을 반대하는 글이 잇따라 올랐다.

진주에서 자랐으나 현재는 경북 경주에 산다는 주부 김모씨는 “진주의 역사가 임진왜란을 전후한 시대만 있는 것이 아닌데도 지나치게 한 시대의 특정 인물만 부각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논개의 살신 호국정신을 계승하는데 꼭 동양에서 두 번째 높이의 움직이는 동상을 세워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다른 네티즌 김모씨도 “초대형 동상을 중앙광장에 세우면 주위의 자연경관까지 망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조모씨 역시 “진주의 아름다움을 표현하지 못하는 이런 천박한 일은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추진위 관계자는 “이왕 세울 바에는 일정한 규모를 갖춰 관광자원화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많았고 동상 건립 예정지 주변의 대나무 숲 등을 감안하면 좌대 5m를 포함해 전체 높이가 15m는 돼야 한다”며 “현재로서는 동상 크기의 조정이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논개상 건립추진위는 동상 건립과 함께 논개 선양사업을 위한 재단도 곧 설립할 계획이다.

진주=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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