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월드컵조형물 비리로 '얼룩'

  • 입력 2003년 12월 3일 1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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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한일(韓日)월드컵 축구대회를 기념하기 위해 인천 문학경기장에 설치할 조형물의 선정과 관련해 공정성 시비가 일고 있다.

인천시는 “경기 수원시 월드컵경기장 조형물 설치 공모에서 탈락된 작품이 당선작으로 선정됐고 또 심사위원 A씨가 이 작품의 설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 재심사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시는 출품된 8개 조형물 가운데 지난달 21일 조각가 김모씨의 작품 ‘태극의 숨결’(사진)을 월드컵기념탑 당선작으로 발표했다. 3억원의 예산을 들여 제작되는 이 작품은 문학경기장 잔디광장에 2004년 3월경 설치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이번 심사 때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A씨(K대 교수) 명의로 3월 수원시 월드컵기념 조형물 공모에 출품됐다 낙선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인천시 공모에는 A씨의 대학 후배인 김씨 명의로 출품됐으며, A씨는 9명의 심사위원 가운데 한 명으로 참여했다.

심사를 총괄한 인천시 김옥기 종합건설본부장은 “심사위원은 각 구청의 미술장식품심사위원 70여명 가운데 무작위로 선발했다”며 “당선작은 원래 김씨 작품이지만 수원시 공모 땐 김씨가 자격 미달이어서 대학 선배인 A씨 명의로 출품했다는 해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시는 이 작품의 당선을 취소하고 이번 주에 7개 낙선작품 가운데 당선작을 새로 가릴 예정이다.

공모에 참여했던 B씨는 “심사위원 선정 과정에 비리가 있으며 모 조형연구소의 로비를 통해 당선작이 선정됐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시는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되자 심사위원 9명 전원을 교체하는 한편 시에 배정된 심사위원 2명도 공무원에서 미술전문가로 바꾸기로 했다.

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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