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계장 ‘간큰 수뢰’…‘뇌물통장’만 차명으로 7개 관리

  • 입력 2003년 11월 20일 1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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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검 특수부(부장검사 안희권·安熙權)는 20일 공사업체에서 수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전 울산시 종합건설본부 설비계장 노모씨(46·6급) 등 공무원 4명을 구속하고 김모씨(41·7급)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검찰에 따르면 노씨는 1998년 9월부터 종합건설본부가 발주한 공사를 수주한 업체에서 100여 차례에 걸쳐 1억2300만원을 받은 혐의다.

검찰은 노씨가 받은 뇌물을 친척 명의의 7개 차명계좌에 입금해 관리했으며 이 계좌에 매달 출처 불명의 돈 1000만∼2000만원이 입금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노씨가 종합건설본부에 근무한 1998년 9월부터 2001년 11월까지 이 계좌에 입금된 돈 3억4000만원은 정상적인 돈이 아니라고 판단, ‘공무원 범죄에 관한 몰수특례법’에 따라 전국에서 처음으로 예금 전액을 몰수했다.

노씨와 함께 구속된 종합건설본부 8급 직원 최모씨(39)는 1998년 9월부터 공사업자로부터 6000만원을 받았으며 내연녀에게 공사 현장의 간이식당(일명 함바)을 운영하도록 했다.

검찰은 “노씨가 뇌물을 받은 횟수가 너무 많아 언제 누구로부터 받았는지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다른 공무원들도 자금 추적을 피하기 위해 현금으로만 뇌물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울산시 종합건설본부 소속 6급 직원 정모씨(43)가 2001년 8월 울산월드컵경기장 건설과 관련, 전기공사업체 대표로부터 10억7000만원의 뇌물을 받아 검찰에 구속되는 등 울산시 종합건설본부 공무원들의 비리가 잇따라 드러나고 있다.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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