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최도술씨 900억 수수說 금시초문”

최도술 전 대통령총무비서관이 대선 이후 S기업 등에서 900억원을 받았다는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의 주장에 대해 검찰은 17일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검찰은 우선 올 7월부터 SK비자금을 내사하면서 최 전 비서관이 S기업에서 300억원, 또 다른 기업에서 300억원 등을 받았다는 의혹을 조사한 사실도 없고 그런 단서가 포착된 적도 없다고 밝혔다.

노무현 대통령 측근 비리를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관계자는 “이 의원이 무슨 근거로 검찰에서 조사하지도 않은 사실을 폭로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일부 검찰 관계자들은 “한나라당이 검찰을 흔들고 특검 수사의 불가피론을 제기하기 위해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했다는 의심이 든다”고 가세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8월 초 최 전 비서관의 부인 추모씨가 검찰에서 조사를 받았다는 주장은 황당한 얘기”라며 “추씨는 최 전 비서관이 SK비자금 11억원을 받았다는 단서가 포착된 이후인 10월경 11억원의 사용처를 조사하면서 대검에 두 번 정도 불려온 적이 있다”고 밝혔다.

검찰 조사 결과 추씨는 남편인 최 전 비서관이 SK비자금을 전달받은 뒤인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남편을 대신해 SK비자금 중 1억9000만원을 남편의 차명계좌에 입금한 것으로 밝혀졌다.

최 전 비서관이 받았다는 900억원을 노 대통령의 고교 선배인 이영로(李永魯·전직 은행 간부로 현재 입원 중)씨가 보관했다는 주장도 “터무니없는 낭설”이라는 게 검찰의 반응. 검찰 관계자는 “이씨는 신용불량자 신세로 지냈으며 수백억대의 돈을 만져보지 못했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한편 S그룹이 뉴월드호텔을 초호화 주상복합건물로 지으려 했고 이 과정에서 이광재(李光宰) 전 대통령국정상황실장이 개입했다는 주장에 대해 서울지검은 “수사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