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우리동네가 최고/인천 만수3동 벽산아파트

  • 입력 2003년 11월 17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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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한일월드컵 당시 한국팀 경기가 열릴 때마다 입주민 1000명 안팎이 한 자리에 모여 열띤 응원을 펼쳤던 인천 남동구 만수3동 벽산아파트(햇빛마을).

축구 국가대표 이천수씨가 살고 있는 이 아파트의 주민들은 월드컵 때의 단합된 힘을 아직도 잃지 않고 있다.

주민들은 10월 어린이와 주부 대상의 훌라후프 돌리기, 중고생 대상의 농구대회, 성인 대상의 족구대회를 열었다. 올해 초 테니스장 일부를 개조해 농구대, 족구장 등을 설치한 뒤 체력을 단련하는 주민이 급격히 늘자 입주 후 처음으로 체육대회가 열린 것.

입주자대표회의 박기수 회장(44)은 “동별 대항 체육대회를 매년 개최하기로 했다”며 “주민 쉼터로 자리 잡은 체육시설 주변에서 유치원과 미술학원에 다니는 학생의 작품 전시회도 수시로 열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주민들은 다양한 문화복지사업도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단지 한 가운데에 있는 관리동 1층의 벽산도서관에서는 ‘어머니 사서’ 10여명이 매일 오후 1∼7시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이 도서관은 주민 기금으로 3500권의 우량도서를 구입해 주민에게 유료(1권당 200∼400원)로 빌려주고 있다.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구청임씨(39·주부)는 “주부들이 모여 잡담을 나누거나 학생들이 책을 읽으며 부모를 기다리는 공간으로 활용되는 등 도서관은 동네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씨는 또 “도서관 질을 높이기 위해 매달 베스트셀러, 추천도서 등 신간도서 80권 가량을 구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민들은 도서관 옆에 강의실 2개를 마련해 주부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문화교실을 열고 있다. 지금은 초등학생 대상의 한자, 과학, 미술교실이 열리고 있다. 겨울방학 땐 초중고생과 주부 대상의 강좌도 마련될 예정이다.

주민들이 위탁 운영하고 있는 관리동 2층의 헬스장과 어린이집도 이용료가 시중가격의 절반에 불과하다.

30, 40대가 주축을 이루고 있는 부녀회와 입주자대표회의는 더욱 알찬 복지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항상 주민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최근 복지시설이 비좁다는 지적이 나오자 관리동에 있던 10여평 규모의 입주자대표회의 사무실을 독서실로 꾸몄다. 또 기금을 투명하게 운영하기 위해 관리사무소 단일계좌로 자금 거래를 하는 한편 기금 일부를 양로원, 소년소녀가장 등 불우이웃 돕기에 활용하고 있다.

이 아파트는 한국노총 연합주택조합이 지은 19개 동(棟) 2073가구 규모로 2000년 5월 첫 입주가 이뤄졌다.

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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