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광주전남농협 비리 봇물

  • 입력 2003년 11월 17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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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지역 농협이 면세유류 부당 판매, 양곡 도난, 부채 조합원 무더기 제명, 자금횡령 등 각종 사건으로 농업인의 신뢰를 잃고 있다.

전남 장흥군 관산농협 조합원들은 6일부터 15일까지 면세유류 부당판매와 양곡 도난 등 내부 사고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조합장실을 점거해 농성을 벌였다.

조합원들은 “농협이 9월1일부터 10월28일까지 면세유류 16만8671L를 341개 농가에 판매하면서 기준 판매가인 L당 370원선보다 60원이 비싼 430원에 판매, 905만원을 조합 자체 수입금으로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3월 남송리 창고에서 벼 210여 가마(40kg)를 도난당하는 등 내부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 이를 감추고 있다며 조합장 사퇴와 담당 상무 등 관련 직원 해임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관산농협측은 면세유류 초과이익금 전액을 판매대상 농가들에게 환불하고 21일 대의원 총회에서 조합장이 사퇴하기로 했다.

전남 나주시 노안농협은 올해 농협 부채 등을 이유로 조합원 수 십명을 무더기로 제명, 농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노안농협은 올 1월 총회에서 조합원 36명을 제명한데 이어 최근 8명의 조합원을 추가로 제명했다.

제명된 조합원들은 대부분 채무 또는 연대보증 등으로 부동산을 가압류 당했거나 경매조치 중인 것으로 알려져 농민을 보호해야 할 농협이 농민지원 보다는 신용사업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광주 서광주농협 대의원 53명은 지난달 조합공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합장 A씨(48)의 직무정지가처분 신청을 이사회에 요구한데 이어 18일 임시총회를 열어 직무정지를의결하기로 했다.

A씨는 지난해 2월 명절 선물 구입비 명목으로 갈비 세트 등을 구입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 조합비 490여만원을 횡령하는 등 13차례에 걸쳐 80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구속적부심으로 풀려났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 기원주 협동조합 개혁위원장은 “회원 농협에서 비리와 잡음이 끊이지 않는 것은 중앙회가 2년마다 벌이는 감사가 유명무실하기 때문”이라며 “중앙회의 감사위원회를 독립시키고 외부 인사로 감사위원을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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