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지율스님 "단식은 끝내지만 투쟁은 계속"

  • 입력 2003년 11월 17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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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고속철도 천성산과 금정산 관통반대를 위해 부산시청 앞에서 45일째 단식을 하고 있는 지율(知律)스님이 17일 오전 11시 단식을 중단했다.

지율 스님이 단식투쟁을 접은 것은 “생명이 위독하다”는 의료진의 진단과 올해 막사이사이상 수상자인 법륜(法輪·조계종 정토회 지도법사)스님의 간곡한 부탁 때문. 법륜스님과는 12일 도롱뇽 소송인단 서명자가 10만 명을 넘으면 단식을 중단하기로 약속했었다. 이날까지 서명자는 16만 명을 넘었다.

44일간 물과 소금만을 먹으면서 버텨온 그는 밤이면 단식 장소 인근에 대기시켜 둔 승합차에서 잠을 자면서 불공을 드렸다. 단식 전보다 몸무게가 8kg 이상 줄어 걷기도 힘든 상황이지만 의지만큼은 결연했다.

그는 “고속철도 천성산 금정산 관통반대 공사착공금지가처분신청(일명 도롱뇽 소송)에 마음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은 서명자들에게 감사 한다”며 “최소한의 인간미도 없고, 문을 열지 못하는 현 정부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단식투쟁 기간에 전국교수 108인 선언과, 종교인 108인 서명, 전국교사 500인 서명을 이끌어 낸 그는 며칠간 시내 모처에서 건강진단과 보식을 한 뒤 부산시청 앞에서 1인 시위와 서명운동, 반정부 운동을 계속할 방침이다.

그는 이날 노무현 대통령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원칙과 약속을 지키겠다며 믿어달라고 했던 그 마음을 보여 달라”며 고속철도 천성산 관통 노선 백지화와 환경영향평가 재실시 등을 주장했다.

한편 고속철도 천성산 관통저지 전국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조만간 환경부장관과 고속철도공단 이사장을 고발할 것을 검토중이며 28일 열릴 도롱뇽소송 1차 심리를 지켜본 뒤 구체적인 투쟁수위를 정해 나가기로 했다.

또 다음달 13∼15일 연제구 연산5동 불교회관 4층에서 지율스님과 도롱뇽소송 후원 시·서·화 전시회 및 후원의 밤을 개최하기로 했다.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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