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점수면 OO大 가능”3차례 상담에 30만원…'입시 컨설팅'

  • 입력 2003년 11월 12일 1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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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뒤 서울 강남 학원가에서 지원가능 대학과 학과를 상담해주는 ‘대입 컨설팅 시장’이 특수(特需)를 맞고 있다.

전형방법이 복잡한 데다 대부분의 대학이 수능의 일부 영역 점수만 반영하는 등 수험생들이 고려해야 할 변수는 많은 반면, 학교 교사들이 이를 일일이 챙겨주지 못하기 때문.

11일 오후 3시경 서울 서초구 반포동 A학원.

학부모와 학생 한 명이 총 3회분(회당 10만원)으로 예정된 상담을 1시간에 걸쳐 받고 있었다. 이 학생은 학교생활기록부 사본과 5순위까지 기재한 지망 대학 및 학과, 수능 가채점 결과를 3일 전에 미리 제출했고 이날 학원측에서 제출서류를 토대로 만든 ‘개인 파일’을 놓고 1회분 상담을 받았다.

개인별 상담노트에는 ‘A대 OO계열은 사회탐구 성적이 낮아서 불리, B대 같은 과는 과학탐구까지 반영하니까 상쇄, C대 XX계열은 지난해 경쟁률이 3 대 1이 넘었기 때문에 올해는 낮아질 가능성이 있으며 구술면접 점수 폭이 큼…’이라고 적혀 있었다.

2회 상담은 12월 2일 수능 결과 발표 직후, 3회는 정시모집 원서접수 직전에 받는다.

학원 관계자는 “마지막 상담에서 날짜별로 3개 대학씩 찍어주는데 논술 구술 면접 등 각종 변수를 감안하더라도 ‘안전한 한 곳’ 정도는 맞춰줘야 학부모들 사이에 신뢰가 쌓인다”며 “강남 송파 지역 학생들만의 지원경향을 수년간 모아놓은 나름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다”고 말했다.

강남 일부 학원의 광고 전단지에는 ‘족집게 지원’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을 정도. 상담은 개인별 입시계획표와 캘린더 작성에서부터 논술 구술 면접시 자세교정과 말하기요령에 이르기까지 내용도 다양하다. 이 때문에 학부모들은 상담료가 과외비 못지않다고 하소연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수험생과 학부모의 ‘심리적 위안’이 컨설팅의 가장 큰 소득일 것이라고 지적한다.

‘김영일 교육컨설팅사’ 김영일(金泳일) 원장은 “대부분 대형학원들의 배치표를 짜깁기 해 상담자료로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며 “입시제도가 복잡하다고 해도 결국은 수험생 자신이 이런저런 자료를 수집해 결단을 내리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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