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월곶 난개발에 ‘민원 신도시’

  • 입력 2003년 11월 12일 17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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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흥시가 학교 부지를 충분히 마련하지 않은 채 월곶신도시를 조성해 말썽을 빚자 감사원이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시흥시는 97년 4개단지 1만9000명(5430가구)을 수용하는 내용의 월곶택지개발계획을 확정했다. 당시 안산교육청은 신도시 내에 학교 부지 4곳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시는 1단지에 초등학교 1개, 2단지에 중학교 1개만 짓기로 하고 나머지 2개의 학교부지로 검토하던 땅을 아파트공사 시행자인 풍림산업개발 등에 매각해 버렸다. 2개 학교만 신설해도 충분하리라고 예상했던 것.

하지만 주민들이 본격적으로 입주하면서 교실난이 예상되자 안산교육청이 학교 증설을 촉구하고 나섰다.

시로부터 학교부지 예정지를 사들인 풍림산업개발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풍림아파트 3단지 앞에 소유하고 있던 1640평을 초등학교 부지로 제공하기로 했다.

그러나 시흥시도시계획위원회는 최근 “주변에 대규모 놀이시설이 있어 학습환경이 나쁘다”며 이 부지를 학교시설로 결정하지 않았다. 실제로 학교 주변에는 민간업자가 시유지에 개설한 대규모 놀이시설이 있다. 시가 학교가 들어설 것을 예측하지 못한 채 시유지를 민간업자에게 장기 임대해 버린 것.

2005년 3월 입주 예정인 풍림아파트 3단지(560가구) 입주민들은 “분양 당시 약속한 자리에 초등학교가 들어서지 않으면 시와 풍림산업개발을 사기죄로 고소하겠다”며 집단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3단지 앞 초등학교 예정 부지에서 20m 떨어진 1200평에 상가를 지은 김모씨는 “엄청난 돈을 주고 시로부터 땅을 사들여 상가를 지었는데 뒤늦게 초등학교가 들어서면 상업용 건물로서의 용도는 폐기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시의 엉터리 도시계획으로 주민과 상인들의 피해가 잇따르자 감사원은 최근 실태조사에 나섰다.

시흥=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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