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불안…취업난에 "중개사 자격증 따자"

  • 입력 2003년 11월 7일 18시 23분


《심각한 취업난에다 고용 불안으로 공인중개사 시험 응시생들의 패턴이 달라지고 있다. 고학력 응시자가 늘어나고 있는 데다 번듯한 직장을 가진 샐러리맨 응시자도 많아지고 있다. 또 이전에는 큰 부담 없이 ‘자격증 하나 따둔다’는 생각으로 응시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으나 이제는 독한 맘을 먹고 2년 이상의 장기 전략을 세우고 덤비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6일 발표된 제14회 공인중개사 시험 합격자에서 두드러졌다. 이번 시험의 최종 합격자는 2만8045명으로 1985년 제1회 시험 때의 6만277명 이후 18년 만에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 합격률(19%)도 85년의 1회(38.2%), 88년의 4회(21.2%) 시험 때 이후 최고. 공인중개사 시험은 평균 60점 이상이면 합격하는 절대평가 방식이다.》

이처럼 합격률이 높아진 것은 지난해 1차 시험을 통과해 올해 1차를 면제받고 2차 시험만 준비한 1만3037명 중 1만875명(83.4%)이 합격했기 때문.

공인중개사 시험을 주관하는 한국산업인력공단 박범수(朴範洙) 검정국장은 “중개사 시험을 만만하게 보지 않고 고시처럼 2년 계획을 세우고 차분히 준비하는 응시생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1만2209명에 그쳤던 대졸 합격자가 올해는 1만8245명으로 6000명 이상 늘었다. 전체 합격자 가운데 대학 졸업자 비율은 지난해 63.7%에서 65.1%로 높아진 반면 중졸, 고졸자 비율은 소폭 하락했다.

직업별로는 회사원(2639명→4300명) 학생(646명→1083명) 은행원(394명→757명) 등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공무원 합격자도 지난해 503명에서 올해 831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에 대해 박 국장은 “번듯한 직장을 갖고 있지만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는 샐러리맨의 합격자 비중이 갈수록 높아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공인중개사 최종 합격자 추이 (응시자는 2차시험 기준)

응시자(명)합격자(명)합격률(%)
1회(1985년)157,92360,27738.2
2회(1986년)26,1673,01811.5
3회(1987년)19,1669434.9
4회(1988년)25,9645,50721.2
5회(1990년)30,6603,52411.5
6회(1991년)65,1871,7982.8
7회(1993년)28,1142,0907.4
8회(1995년)42,4231,1022.6
9회(1997년)69,9533,4695.0
10회(1999년)81,58514,78118.1
11회(2000년)91,81314,58215.9
12회(2001년)85,45615,08017.6
13회(2002년)159,79518,70611.7
14회(2003년)147,50028,04519.0
자료:한국산업인력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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