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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11월 4일 19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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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기증된 육필 원고는 시 서간 평문(評文) 논설 수필 보고서 등 405점으로 시에는 ‘승무’ ‘고풍의상’ ‘봉황수’ 등 선생의 대표작이 포함돼 있다. 이 밖에 ‘이기고 돌아오라:일선 사병에게’ ‘서울에 돌아와서’ 등 6·25전쟁 당시의 종군시(從軍詩)와 ‘4·19 혁명의 노래’ ‘4월 혁명 희생 학생에게’ 등 4·19관련 시, 해방 후 좌우익 대결 시절 발표했던 평문 등 역사성과 현실의식이 배어있는 원고들이다.
선생이 생전에 남긴 휘호 2점 중 12세기 중국 송나라의 선승 대혜종고(大慧宗(고,호))의 대혜어록(大慧語錄) 한 구절을 옮긴 작품도 기증된다. ‘禪不在靜處 亦不在鬧處 不在日用應緣處 不在思量分別處.’ 선은 고요한 곳에도 있지 않고 시끄러운 곳에도 있지 않으며 날마다 관련 맺는 일에도 있지 않고 생각하고 분별하는 곳에도 있지 않다는 뜻의 이 휘호는 선생의 선(禪)에 대한 생각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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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1968년 1월 동아방송 신년특집 ‘새해 새 설계’ 프로그램에 방송된 선생의 육성녹음 테이프, 1970년 화가 박각순씨가 40대 초반 선생의 사진을 보고 그린 유일한 초상화, 선생의 만년필 안경 장갑 등 유품, 서예가인 부인 김위남씨(82)가 선생의 대표작으로 그린 시화(詩畵) 등도 기증된다.
선생의 제자인 인권환 고려대 국문과 명예교수는 “육필 원고 가운데 시는 수정과 퇴고를 거듭한 흔적이 남아 있어 선생의 시작 과정을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는 5일 오후 4시 인촌기념관 대회의실에서 유족들과 고려대 국문과 교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육필원고와 유품 기증식을 갖는다. 기증품은 고려대 박물관에 보관됐다가 2005년 5월 준공될 개교 100주년 기념관 내 ‘고려대 역사관’에 전시될 계획이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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