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당직자는 “당이 한두 푼도 아니고 100억원이라는 불법 대선자금을 받아썼다는 의혹이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거액의 연수원 매각 대금이 다시 당에 들어온다는 것 자체가 당으로선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태권도협회에 400억원 안팎을 받고 연수원을 파는 것을 추진해 왔으며 가계약이 거의 성사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1995년 민자당 시절 건립된 연수원은 총 1만4000여평(건평 5800여평) 규모. 한나라당은 1997년 대선 패배 후 연수원 매각을 추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한 당직자는 “당시 ‘야당 소유’라는 이유 때문이었는지 국내 어느 기업도 연수원 매입에 나서지 않았고 외국 기업과는 접촉이 몇 차례 있었으나 가격 문제로 매각이 성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지난해 12월 대통령선거에서 패배한 뒤 다시 연수원 매각에 나섰다. 1월 김영일(金榮馹) 당시 사무총장은 “중앙당 축소와 긴축재정을 위해 당사와 연수원을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서울 여의도 당사 건축비 잔금 77억원과 관련 이자 등 100억원 및 사무처 당직자 퇴직금, 당사 유지비 등을 보전하기 위한 조치였다. 한 당직자는 24일 “올 초부터 심혈을 기울여 추진한 연수원 매각 계획이 간신히 성사 단계에 이르렀는데 SK 비자금 사건이란 암초를 만나 다시 좌초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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