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랭지 채소밭 - 관광지 늘어 남한-북한강 토사 유입 심각

  • 입력 2003년 10월 20일 18시 04분


수도권 주민 2000만명의 상수원인 남한강과 북한강 상류에 관광지 개발과 고랭지채소밭 등이 늘어나면서 매년 장마철에만 8t 트럭 520대 분량(4153t)의 토사가 유출돼 수질을 악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비점오염원(흙탕물) 대책을 위한 강원도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홍천군 내면 내린천과 양구군 해안면, 인제군 서화면 일대에서 연간 2128t가량의 토사가 북한강 상류로 유입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또 평창군 도암면과 강릉시 왕산면의 송천, 태백시와 정선군 임계면의 골지천, 정선군 동면의 어천, 평창군 용평면과 봉평면을 흐르는 평창강(채수지점 정선군 광하교) 등으로 연간 2025t가량의 토사가 유출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 조사는 2001년 5∼6월 2개월간, 2002년 5∼6월 2개월간 등 2년간 4개월에 걸쳐 강원도 환경담당 직원 4명과 강원대 학생 20명 등 24명이 참여해 이뤄졌다. 강원도는 이들 지역 하천의 1L당 부유물질을 측정해 토사 유출량을 추정했지만 전문가들은 실제 토사 유출량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소양호(채수지점 신북읍 천전리)의 경우 97년 1.8ppm이었던 화학적 산소요구량(COD)이 2001년에는 2.0ppm, 지난해에는 2.2ppm으로 최근 6년 사이 0.4ppm이나 늘어났다. 춘천호(채수지점 서면 오월리)는 97년 1.9ppm에서 지난해 2.1ppm으로 0.3ppm, 의암호(채수지점 신동면 의암리)도 97년 2.5ppm에서 지난해 2.8ppm으로 0.3ppm이 늘었다.

댐 저수구역의 부유쓰레기 발생량도 계속 증가해 소양강댐은 99년 3641t에서 2000년 3547t, 2001년 4363t, 2002년 1만3238t으로 무려 2.6배가 늘었다. 춘천댐은 5년 전 20t 안팎에서 지난해 600t으로, 의암댐은 43.5t에서 100t, 화천댐은 4t에서 50t으로 크게 늘었다.

강원도에 따르면 남한강 상류의 8개 대형 고랭지채소밭에서 비료 1만9141t과 농약 264t, 북한강 3개 대형 고랭지 경작지에서 비료 2287t과 농약 61t 등 연간 2만1600t 분량의 농약과 비료가 사용되고 있다.

또 하천변에 주유소나 휴게소, 관광단지 등이 잇따라 조성되고 있어 토사 유출량과 부유 쓰레기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강원대 농업공학부 최중대(崔重대) 교수는 “소양강댐으로 유입되는 토사의 절반가량은 고랭지채소밭 등에서 유입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토사 유출 기준치를 마련해 제도적으로 관리하는 등 시급히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강의 수질이 갈수록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원도 관계자는 “2005년까지 51억원을 투입해 완충 식생대를 조성하고 빗물 우회수로 등을 만들어 토사 유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춘천=최창순기자 cs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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