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배후규명 논란]“宋씨 '미화' KBS사장 역할 밝혀야”

  • 입력 2003년 10월 6일 00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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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율씨 배후 세력 규명을 둘러싼 정치권 차원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5일 송씨를 감싸는 배후세력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그러나 검찰의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나친 공세는 자제할 방침이다.

이날 최병렬(崔秉烈) 대표는 “검찰은 송씨를 왜, 누가 데려왔고 KBS가 송씨 미화 프로그램을 왜 만들었는지 조사해야 한다”면서도 “검찰 수사 결과를 기다려 보고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날 저녁 비공개로 진행된 한나라당 국감대책회의에서는 송씨 미화 프로그램 방영과 관련해 정연주(鄭淵珠) KBS 사장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 진상을 철저히 밝히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또 회의 참석자 가운데 일부는 송씨에 대한 검찰의 수사 결과가 미흡할 경우 법무부 장관 해임건의를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공세의 초점을 ‘친북(親北) 노선’이 아니라 ‘친김정일 노선’으로 명확히 규정했다. 북한 동포와 김정일 정권을 분리 대응함으로써 색깔론 시비의 역풍을 차단하자는 의도에서다.

홍사덕(洪思德) 원내총무는 5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마치 한나라당이 색깔 논쟁을 일으키는 것처럼 얘기하고 있다”고 청와대와 여권을 겨냥했다. 홍 총무는 이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김정일 추종자’인 송씨에 대해 혐의가 밝혀지기 전에 ‘청와대 초청’ 얘기를 했고 혐의가 밝혀진 뒤엔 ‘불리한 증거가 많이 나와 안타깝다’, ‘원숙한 처리’ 등을 언급해 검찰을 흔들고 있다”고 물고 늘어졌다.

반면 민주당과 통합신당은 이번 사안이 이념 공방으로 번지는 데 대해 함께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나 대응 방식을 놓고는 민주당은 ‘엄정한 사실 규명 후 법적 처리’를, 신당은 ‘매카시즘 즉각 중단’을 강조해 미묘한 시각차를 보였다.

민주당 김성순(金聖順)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국가정보원 조사와 송씨의 해명이 차이가 많은 만큼 검찰이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며 “그러나 사법당국의 최종 결과 발표 이전에 섣불리 색깔론을 제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신당의 김근태(金槿泰) 원내대표는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 의원이 제기한 ‘정부 내 친북세력 포진’ 주장을 ‘매카시즘’이라고 비판한 뒤 “밝힐 것은 밝힌 뒤 국민화해와 남북분단의 현실 등 전체 구도를 잃지 않는 선에서 매듭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장기표(張琪杓) 사회민주당 대표는 이날 “‘색깔론’ 운운하며 친북행위가 판명난 송씨를 옹호하는 사이비 진보주의자들은 북한 인민에 대해 손톱만큼의 애정도 없이 북한 체제를 옹호하려는 우상숭배론자들”이라며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와 KBS의 대국민 사과 △친북 지식인의 대오각성을 촉구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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