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제 내년 7월 도입… 어떤 형태 유리할까

  • 입력 2003년 9월 28일 18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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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7월부터 퇴직연금제가 시행되면 각 사업장의 노사는 현행 퇴직금제와 확정기여(DC)형, 확정급여(DB) 형의 퇴직연금제 중 어느 것이 유리할지 계산해 선택해야 한다.

물론 한 사업장 안에서 개별 근로자가 자신의 입맛에 맞는 제도를 택할 수도 있지만 이 경우 사용자의 노무관리 부담이 커지고 근로자간 갈등이 일어날 소지가 있어 현실적으로 채택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현행 퇴직금제의 문제점=퇴직금의 사외(社外) 적립 여부가 사업주 재량에 맡겨져 있어 돈을 쌓아두지 않고 장부상으로만 적립하는 기업이 많아 도산할 경우 퇴직금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잦다. 8월 현재 퇴직금 체불은 1063억5900만원에 이른다.

여력이 있는 사업주라면 퇴직금을 꼬박꼬박 사외의 금융기관에 적립함으로써 근로자 퇴직시 일시에 목돈을 줘야 하는 부담도 덜 수 있다.

현재 근로자의 평균 근속연수가 5.9년에 그치고 퇴직금 중간정산 및 연봉제를 실시하는 기업이 각각 전체의 32.4%, 37.5%에 달해 일시금 형태의 퇴직금 제도가 근로자의 노후소득을 제대로 보장하지 못한다는 것도 퇴직연금제를 도입하게 된 배경이다.

정부는 퇴직금제를 없애지는 않지만 사내유보 적립금에 대한 세제혜택을 점차 줄여 퇴직연금제로의 전환을 유도하기로 해 장기적으로는 퇴직연금제가 대세를 이룰 전망이다.

▽DC형과 DB형=DC형은 사용자가 부담할 액수를 노사가 미리 정하는 방식. 예컨대 근로자 개개인의 DC 계좌에 사용자가 매달 1개월치 연봉을 불입하면 사용자의 역할은 그것으로 끝이다.

나머지는 근로자의 몫이다. 퇴직 적립금으로 주식시장에 뛰어들어 ‘대박’을 노리든, 안정적으로 은행에 맡기든 모두 근로자 책임이다.

정부는 DC형을 선택한 근로자의 퇴직금이 원금 이하로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주식투자비율 상한선을 정하고 금융기관에 원금보장상품을 적극 권유하도록 하는 등 안정적 운용을 지도할 계획이다.

반면 DB형은 노사가 사전에 퇴직시 받을 금액을 약정하고 사용자측이 DB 계좌의 운용을 책임진다. 운용결과 높은 수익이 나면 차액은 회사가 챙기고 손실이 발생하면 회사가 보전한다.

▽어떤 제도가 유리할까=안정된 직장에서 누진 퇴직금제를 적용받는 장기근속 근로자는 현 제도를 유지하는 것이 낫다. 퇴직연금으로 바꾸면 사용자의 부담률이 지금보다 낮은 법정 수준(연간 임금총액의 8.33%)으로 낮아질 수 있기 때문.

순전히 근로자가 퇴직 후 손에 쥐는 금액으로만 따질 경우 퇴직연금 중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이냐의 문제는 향후 임금인상률과 기금운용수익률에 따라 달라진다.

노동부는 향후 임금인상률과 기금운용수익률이 연 5%로 동일하다는 가정 아래 첫 월급 150만원인 근로자가 20년간 근속한 뒤 퇴직, 20년간 연금 형태로 퇴직금을 받는다면 퇴직연금의 종류에 관계없이 월 51만3000원의 수입이 발생한다고 계산했다.

그러나 임금인상률이 기금운용수익률보다 높으면 DB형이, 반대의 경우는 DC형이 유리하다.

수시로 직장을 옮기는 근로자는 개인퇴직계좌(IRA)를 만들어 퇴직 일시금을 계속 적립, 은퇴 후 연금으로 받으면 이때까지 과세가 이연되는 이점이 있다. DC형이나 IRA에 가입한 근로자는 목돈이 필요한 경우 적립금을 중도에 인출할 수 있다.

퇴직연금 형태별 비교
확정기여(DC)형구분확정급여(DB)형
·사용자가 매달 근로자 DC계좌에 불입할 금액(기여금)을 사전에 확정·적립금을 근로자가 자기 책임으로 운용한 결과에 따라 퇴직연금 수령개념·노사가 사전에 퇴직연금의 수준과 내용을 약정·사용자는 금융기관에 회사 전체의 DB계좌를 만들어 운용, 근로자 퇴직시 지급
사전 확정기여금변동 가능
운용실적에 따라 변동퇴직연금확정(급여의 일정 비율)
근로자 부담위험부담회사 부담
원금보장상품을 포함시키는 등 시행 초기에는 안정적 운용 지도금융기관의 지급보장금융기관에 대한 책임준비금 제도, 건전성 감독 등 최소한에 그침
축소 불가능기업부담축소 가능(수익률이 높을 경우)
쉬움이직 근로자에 대한 통산(通算)어려움(대안으로 개인퇴직계좌, IRA 도입)
6개월 이상 실직, 주택구입 등 일정요건을 갖출 경우 가능퇴직금 중도인출불가능
단기 근속자 및 청년층선호계층장기 근속자
연봉제 실시기업, 중소기업주요 대상(예상)대기업, 이미 퇴직보험 등 퇴직금을 사외에 적립하고 있는 기업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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