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지자체 “외부 전문가 모셔라”

  • 입력 2003년 9월 26일 20시 21분


코멘트
지방자치단체들이 민간인 전문가를 적극 채용하고 있다.

지방분권화와 함께 지자체간 경쟁이 심해지면서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경영실적 등 경쟁력도 높이고 조직의 활력도 꾀한다는 차원이다.

특히 지자체들은 지방 경쟁력 강화에는 국제화 능력이 중요하다고 보고 외자유치와 국제통상 분야를 중심으로 전문가를 모시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경북도는 7월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마케팅기획 그룹 부장 문기현(文淇玄·45)씨를 투자유치단장으로 채용했다.

영어에 능통한 문 단장은 10년 가량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 영상제품 영업 분야를 맡아 국제감각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 단장은 “외국자본을 유치할 수 있느냐 여부는 지자체의 능력을 보여주는 척도”라며 “자본 유치는 교육과 복지 등 지역의 생활기반도 잘 갖춰져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현재 8명으로 구성된 투자유치팀을 내년부터 15명으로 늘려 운용한다는 계획이다.

대구시는 투자통상과장에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기로 하고 기업체의 국제 업무 경험이 많은 후보 4명을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다.

대구시 서석환(徐錫煥) 인사계장은 “적임자를 다음달 초순 결정할 것”이라며 “앞으로 시 직원들을 기업체에 파견해 재교육하는 방안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경북 뿐 아니라 울산시 경남도 전남도 광주시 등 광역지자체들도 현대중공업 포스코 등에서 경력을 쌓은 전문가들을 영입해 활용하고 있다.

기초지자체도 마찬가지다. 구미시는 투자통상 정보통신 조경 분야에 외부 전문가 4명을 최근 채용했다. 투자통상과에는 LG전자 간부 출신을 영입했고 정보통신담당관실에는 웹디자인과 동영상 제작 전문가를 채용했다. 또 공원녹지과에는 조경설계 전문가를 외부에서 채용했다. 교통 분야 전문가도 채용하려고 했으나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

안동시는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캐나다 중국 일본 출신 원어민 3명을 최근 채용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는데다 한 번 안동을 찾았던 외국인이 다시 방문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통역원의 필요하다는 판단때문. 이들은 26일부터 시작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에 투입돼 외국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포항시는 10월 조직개편으로 첨단과학과가 개설되면 IT BT분야 등에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자체 인사 관계자들은 “지금은 민간 전문가를 부분적으로 영입하는 수준이지만 자치단체의 경쟁이 심해질수록 직원 채용 방식에도 상당한 변화가 올 것”이라며 “외부 전문가 채용은 지자체의 인적 네트워크를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측면이 많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들은 다만 지자체 내부에서 기존 조직과의 보이지 않는 마찰 등을 얼마나 잘 극복하느냐가 과제라고 말했다.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