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빚 쫓겨 도피생활 일가족 6명 음독자살

  • 입력 2003년 9월 17일 01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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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에 실패해 빚에 쪼들리던 40대 가장이 일가족 5명과 함께 자살했다.

16일 오후 6시반경 경남 밀양시 삼랑진읍 K여관에서 송모(48·전남 여수시 봉강동) 하모씨(46) 부부와 송씨의 딸 3명(19, 20, 23), 아들(15) 등 6명이 숨져 있는 것을 여관 주인 이모씨(58·여)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씨는 “여관을 잠시 비웠다가 돌아와 투숙객이 없었던 3층 객실에서 물소리가 들려 들어가 보니 송씨 등 6명이 모두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송씨가 숨진 객실에서는 농약병과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돈 때문에 험한 일을 많이 당했다. 아파트 주민과 친구들에게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형편이 어려운데도 도와주지 않은 주위 사람을 원망하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송씨의 남동생(29)은 경찰에서 “아파트 단지에서 대형 슈퍼를 운영해온 형이 최근 사업부진으로 20억원대의 부도를 내 채권자들로부터 고소를 당하자 힘들어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송씨 소지품에서 12일자 여수발 부산행 고속버스 승차권이 나온 점으로 미뤄 송씨가 가족과 함께 형제가 있는 부산 등지를 며칠 동안 돌아다니다 이날 오후 밀양에 도착해 음독 자살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

밀양=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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