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삶]한양大 박문일 교수 "태교는 사회모두의 책임"

  • 입력 2003년 8월 31일 18시 02분


태교와 임신, 출산에 대한 정보를 담은 ‘태교닷컴’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박문일 한양대 의대 교수. -원대연기자
태교와 임신, 출산에 대한 정보를 담은 ‘태교닷컴’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박문일 한양대 의대 교수. -원대연기자
“임신과 태교는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하는 공적인 측면이 큽니다. 그런데 관련 정보를 돈 받고 팔아서야 되겠습니까. 누구나 필요한 만큼 태교 정보를 얻을 수 있어야 해요.”

산부인과 권위자인 한양대 의대 박문일(朴文一·51) 교수는 요즘 진료가 끝난 뒤 여유 시간이 확 줄었다. 최근 인터넷에 개설한 태교정보 사이트를 관리하는 일에 여유 시간의 상당 부분을 투여하고 있기 때문.

태교와 임신, 출산에 대한 정보를 담은 ‘박문일 교수의 태교닷컴’(www.taigyo.com)에는 하루에만 1000여명이 다녀가고 있다. 이곳에는 단계별 태교 방법과 임신 40주 동안의 주별 주의사항, 임신생활 건강법 등이 총망라돼 있다.

전문가가 내놓은 고급 정보를 모두 공짜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이 사이트의 장점이다. 100여편이 넘는 동영상을 통해 생생한 자료 화면을 접할 수도 있다. 이는 박 교수가 지금까지 출연했던 방송 강의 등을 모아놓은 것.

박 교수는 진료가 끝나면 연구실에서 혼자 캠코더를 틀어놓고 화면을 향해 이야기를 하는 형식으로 추가 강의 자료를 만들고 있다. 이제는 편집도 혼자 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 그는 이런 자작(自作) 동영상을 100여개 더 만들어 사이트에 올릴 계획이다.

“태교는 임신부보다 주변 사람들이 먼저 공부해야 해요. 임신부는 본능적으로 태교를 하게 돼 있지만 주위에서 협조해 주지 않으면 제대로 해내기가 힘들기 때문이죠. 산모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심신이 건강한 아이가 나오지 못하니까요. 공직자들, 회사원들도 이런 데 신경 좀 써야 해요.”

박 교수는 국내 최초로 수중분만을 시도해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한 습관성 유산 분야 전문가. 대한태교연구회 회장직을 맡아 태교와 출산문화 개선운동, 임신부 사랑운동 등도 벌이고 있다. 그는 “나라의 미래 에너지를 길러내는 중요한 ‘사명’에 사람들이 너무 무심하다”며 안타까워했다.

“요즘은 북한 생각이 많이 나요. 임신부들의 건강 상태도 좋지 않을 텐데, 태교라도 잘 해서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해 주고 싶어지더군요. 기회가 된다면 북한에 들어가서 태교법을 가르쳐 줄 생각입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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