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대규모 등교거부 사태…초등생 10명중 7명꼴 결석

  • 입력 2003년 8월 25일 18시 27분


원전 수거물 처리센터(방사성 폐기물 처리장) 부안 유치에 반대하는 전북 부안 주민들이 자녀들의 등교를 막아 대부분의 학교에서 수업 차질이 빚어지고 일부 학교는 휴업에 들어갔다.

25일 부안교육청에 따르면 부안군내 22개 초등학교 학생 4043명 가운데 2760명이 결석(결석률 68.3%)했고 중학교는 12개 학교 1485명 가운데 514명(결석률 34.6%)이 등교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대부분 학교가 오전 수업만을 하거나 등교한 일부 학생들을 곧바로 귀가시켰다. 또 등교 학생이 적은 변산, 부안, 부안동, 곰소, 동북, 당오, 주산 등 7개 초등학교는 2∼5일 동안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등교하지 않은 학생과 학부모 4000여명은 이날 오후 2시 부안읍 부안수협 앞에서 ‘핵폐기장 선정반대 등교거부 투쟁결의대회’를 열고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 백지화와 정부의 핵에너지 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핵폐기장 백지화 부안대책위’는 “미래의 더 큰 재앙을 막기 위해 학생들의 등교를 막았다”며 대회를 마친 뒤 부안군청까지 가두 행진을 벌였다.

주민들의 반대가 심한 변산면 변산초등학교의 경우 132명의 학생 가운데 7명만이 등교해 곧바로 귀가시킨 뒤 이날부터 3일간 휴업에 들어갔고 부안읍 부안동초등학교는 683명 가운데 131명이 등교해 26일부터 30일까지 휴업키로 했다.

중학교의 경우 3학년은 대부분이 출석해 정상 수업이 이루어졌으나 3학년을 제외한 1, 2학년은 결석률이 70%에 육박해 수업 차질을 빚었다.

이날 아침 부안지역 일부 초등학교에서는 학교운영위원회 임원과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 유치 반대측 주민들이 정문에서 등교하는 학생들을 집으로 돌려보내기도 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부안읍과 변산 진서 보안면 등 위도에 가까운 해안 지역 학교들의 결석률이 높았다”며 “특별한 상황 변화가 없는 한 장기간 수업 파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부안=김광오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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